시
풍성한 책방 : 시, 반복
풍성한 그림
2023. 10. 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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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이준규 문학동네
시인의 말-
반복한다.
관념-
관념은 두부 같고
관념은 두부를 찍어 먹는 간장 같아서
나는 조랑말을 끌고 산을 넘었다.
겨울-
나는 네가 우물에
돌을 던지며 웃던 날을 기억했다.
그 우물은 얼어 있었다.
너도 얼어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시를 읽었다.
겨울이었다.
그것을-
그것은 떨어지고 그것은 구르고
그것은 사라지고 그것은 고정된다.
그러니까 그것을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흐릿하다-
너는 소멸로 향해 갈 것이다.
너는 끝내 너를 소진할 것이다.
너는 어떤 것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너는 어떤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내면의 소리다.
그것은 외면의 소리다.
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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