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소설61

풍성한책방풍성한책갈피 : 월든 1 경제 헨리 데이비드 소로 민음사 우리 몸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온기를 보존하는 것, 다시 말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우리 몸 안의 열을 지키는 것이리라. 이 같은 이유로 우리는 음식과 의복과 집만 아니라 밤의 의복이랄 수 있는 침대를 마련하느라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집 안이 집이랄 수 있는 침대를 마련하기 위해 심지어 새에게서 둥지와 가슴의 솜털까지 빼앗는다. 우리 인간은 굴속 깊은 곳에 풀과 나뭇잎으로 잠자리를 만드는 두더지와 다를 바가 없다. 가난한 사람들은 세상이 춥다고 입버릇처럼 투덜거린다. 우리는 우리가 겪는 고통 대부분이 사회적 냉기 못지않게 신체적 냉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따금 사람이 가축의 주인이 아니라 가축이 사람의 주인이고, 가축이 사람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생각을 한다... 2022. 10. 30.
풍성한책방풍성한책갈피 : 월든 네 번째 책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출판사 민음사, 은행나무, 더스토리, 현대지성, 알에이치코리아, 펭귄클래식코리아 등 경제 내가 살았던 곳과 거기에서 산 이유 독서 소리 고독 방문객들 콩밭 마을 호수 더 높은 법률 동물 이웃들 난방 이전의 거주자들과 겨울 방문객들 겨울동물들 거울 호수 봄 맺음말 매주 단락별로 글을 올립니다. 첫 번째는 10월 30일 ‘경제’편을 올리겠습니다. 2022. 10. 23.
풍성한 책방 : 도라 브루더 파트릭 모디아노 191 문학동네 p7 여자아이를 찾습니다. 도라 브루더, 15세, 1미터 55센티미터, 갸름한 얼굴, 회갈색 눈, 회색 산책용, 자주색 스웨터, 감청색 치마와 모자, 밤색 운동화, 모든 정보는 브루더 부부에게로 연락 바람, 오르나노 대로 41번지, 파리. p15 뭔가 지워졌던 것들이 빛 가운데로 다시 떠오르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흔적들은 어떤 기록들 안에 존속한다. 사람들은 어디에 그런 기록이 숨어 있으며 어떤 관리자가 그걸 지키고 있는지, 그들이 선뜻 그걸 당신에게 보여주려 할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어쩌면 관리자 자신들이 그런 기록의 존재 자체를 까맣게 잊었을 수도 있다. p33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한다. 공간들이란, 아주 희미하게나마 거기 머물렀던 이들의 각인을 간직.. 2022. 10. 17.
풍성한 책방 : 산산조각 정호승 289 시공사 어떤 수의/ 룸비니 부처님/ 참나무 이야기/ 플라타너스/ 바람과 새/ 걸레/ 숫돌/ 첨성대/ 아라연꽃/ 한 알의 밀/ 추기경의 손/ 선암사 해우소/ 진실/ 네모난 수박/ 희이마기러기/ 낙산사 동종/ 하동 송림 장승 p26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그만큼 삶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야. 내일 내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살아 있는 오늘을 더 열심히 성실하게 살 수 있어. 요즘 사람들이 돈과 권력을 탐내는 것을 보면 내가 내일 죽는다는 사실을 정말 잊고 사는 것 같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말이야. p98 너는 이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도 숭고한 삶을 살았다. 수고했다. 걸레가 없으면 이 세상은 깨끗해지지 않는다. 너의 역할은 참으로 소중했다. p143 그는 자신이 언제 죽었는지 알 수 없.. 2022. 9. 26.
풍성한 책방 : 상복의 랑데부 코넬 울리치 402 엘릭시르(문학동네) 이별- 지옥에서 온 전차가 빨간 전조등을 빛내며 저쪽에서 방향을 틀어 후진했다. 무언가가 그 안으로 옮겨졌다. 이제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는, 치워버려야 할 무언가가, 지옥의 전차 뒷문이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닫혔다. 하늘로 날아가지 못하고 불발되어 쉭쉭거리며 땅바닥에서 맴도는 독립 기념일 폭죽 같은 빨간 불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모인 사람들을 시뻘건 색으로 물들였다. 그러다 애절한 하얀색을 길게 드리우며 저 멀리 사라졌다. 첫 번째 랑데부- 캐머런이 물었다. “자세히 살펴볼 만큼 한참 동안 붙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좀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화가 났거든요. 한 번에 뽑아내서 그대로 펜치를 어깨 너머로 휘둘러 어 둠 속으로 날려버렸습니다. 눈앞.. 2022. 9. 5.
풍성한책방풍성한책갈피 : 젊은 예술가의 초상 5장 제임스조이스 민음사 5장 「자네는 예술가가 아닌가? 디덜스군」 학감이 그를 쳐다보며 파리한 눈을 끔벅였다. 「예술가의 목표는 아름다운 것을 창조하는 일이라고, 무엇이 아름다우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고」 그는 그 문제의 어려움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멋없이 손을 비비고 있었다. 「이제 그 문제를 풀 수 있는가?」 그가 물었다. 「아퀴나스는 보기에 즐거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우리들의 앞에 피워놓은 불도 보기에 즐거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불도 역시 아름다운가? 학감이 물었다. 「시각으로, 즉 심미적 사유 작용으로, 그 불이 파악되는 한, 그 불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러나 아퀴나스는 선은 욕구가 미치는 것 속에 있다 라고도 했습니다. 불이 따뜻함에 대한 동물적 욕구를 충족하는 한, 불은.. 2022. 9. 4.
풍성한 책방 : 마음의 심연 프랑수아즈 사강 301 민음사 p29 집에 돌아오자 그는 완벽하게 건강을 회복해 자잘한 약병들을 하나하나 휴지통 속에 던져 버렸다. 그는 순한 표정을 지은 채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듯 약간 불안해 보였고 달리기를 많이 했다. 실제로 그는 다리를 단련하라는 과제를 받은 아이처럼 넓은 정원을 달리면서, 또한 성인다운 태도를 되찾으려 애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 그는 두려운 마음으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무엇일까? 누구일까? 하지만 그것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집안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뤼도빅 자신뿐이었다. p61 크레송가 사람들은 사고 이후 뤼도빅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진짜 뤼도빅은 죽고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뤼.. 2022. 8. 29.
풍성한책방풍성한책갈피 : 젊은 예술가의 초상 4장 제임스조이스 민음사 4장 그는 큰소리로 외치고 싶은 욕구 때문에 목이 아팠다. 드높이 하늘을 날고 있는 매나 독수리처럼 외침으로써, 자기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음을 통렬히 알리고 싶었다. 그것은 삶이 그의 영혼을 상대로 외치는 소리였으며, 결코 의무나 절망의 세계가 내는 그 둔하고 조잡한 목소리가 아니었고, 제대에서 창백한 성직을 수행하라고 그를 불렀던 그 비인간적인 목소리도 아니었다. 한순간의 야성적 비상(飛翔)이 그를 해방했고 그의 입술이 억제하고 있던 승리의 외침이 그의 두뇌를 갈랐다. 2022. 8. 28.
풍성한책방풍성한책갈피 : 젊은 예술가의 초상 3장 제임스 조이스 민음사 3장 스티븐이 말이 없는 친구들과 함께 집으로 걸어가고 있을 때 짙은 안개가 그의 마음을 감싸는 듯했다. 그는 그 안개가 걷히고 그 속에 숨어 있던 것이 나타날 때까지 멍한 심경으로 기다렸다. 그는 저녁을 먹었지만 아무 입맛도 없었다. 식사가 끝난 후 기름기가 잔뜩 발린 접시들을 식탁 위에 남겨둔 채, 그는 일어서서 창가로 가 혀끝으로 입에 끼인 음식 찌꺼기를 청소하거나 입술에 묻은 것을 핥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는 식후에 입을 핥은 짐승의 경지로 전락해 버린 셈이었다. 이젠 끝장이다, 라고 생각하니 희미한 공포의 빛이 그의 마음속 안개를 뚫기 시작했다. 그는 유리창에 얼굴을 기댄 채 어두워지고 있는 거리를 내다보았다. 희미한 불빛 속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런데 그런 .. 2022. 8. 21.
풍성한 책방 : 바퀴벌레 이언 매큐언 125 문학동네 p35 천국에도 악마는 늘 있으니까.~ 가짜. 적의 앞잡이. 국민의 적. 정부에 반기를 들고 정권 전복에 표를 던질 수 있는 유형. 처리해야 할 인간이었다. 기회가 올 것이다. p63 한 손을 들어 다정한 인사를 하고 카메라들을 향해 결의에 찬 의미한 미소를 보냈다. 이제 두 눈으로 이루어진, 모자이크 형태가 아닌, 색깔이 선명한 집중된 시야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게 된 그는 기자들 얼굴과 카메라 렌즈들을 천천히 훑어보다가 p89 많은 도표와 사진 중에서 비에 흠뻑 젖은 채 비행장 활주로에서 국기에 덮인 관들 옆에 우뚝 선 그의 사진도 있었다. 정치적 계산에 의해 유출된 것이었고 분명 시계방향주의자들의 공격이었다. 출처는 확실했다. p122 우리는 어둠을 이해하고 사랑합니다.. 2022. 8. 15.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