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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헨리 데이비드 소로 506 민음사
나는 올빼미의 세레나데도 들었다.
그것을 가까이에서 들으면
자연의 가장 우울한 소리란 생각이 든다.
마치 죽어 가는 인간의 신음 소리를
올빼미 소리로 정형화하여 영원히
자연의 합장 속에 포함시킨 것 같다.
희망을 버리고 떠난
불쌍하고 나약한 노인이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가며
짐승처럼 울부짖으면서도
인간적으로 흐느끼는 듯한
그 소리는 목구멍을 울리고 나오는
음유로 인해
더욱 끔찍하게 들린다.
그 소리를 흉내 내려고 하면
나는 늘‘글로’라는 소리가
먼저 튀어나오니 이는 건전하고
대담한 사고의 고된 수행 속에서
아교질처럼 흐물흐물하고
곰팡내 나는 단계에 다다른
마음의 표현이다.
그 소리를 들으면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먹는 귀신과
정신박약자나 정신이상자의
울부짖음이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은 올빼미 한 마리가
멀리 떨어진 숲에서
음악적인 선율로 응답하듯 노래한다.
노랫소리는 거리가 멀어서인지
무척 아름답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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