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시32 풍성한책방 시 : 구름과집사이를걸었다,박지웅,문학동네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박지웅 문학동네 시인의 말라일락을 쏟았다올 겨울, 눈과 나비가 뒤섞여 내리겠다 1부 나비를 읽는 법/문법 밖에서 율동하는 필체나비는 아름다운 비문임을 깨닫는다 뼈저린 일/허리가 나가니 못 일어난다내가 내 몸에서 떨어진 것이다떨어져서야 비로소 뼈의 땅을 발견했다 피리/길게 내쉬니 몸 어디선가 낯선 소리가 난다어쩌면 세상이나 내 몸이나 이렇게 푸는 것인가 2부 라일락 전세/약국 앞 세탁소 앞 수선집 앞에서 내려 오순도순모두 라일락 속으로 들어오면 나는 기뻤다그때 밤하늘은 여전히 신생대였고그 별자리에 세 들어 살던 날이 있었다 그늘의 가구/낮은 옥상에 새들마저 끊기고 추운 밤들이 오고너덜거리는 나무창문 위로 달이 넘어갔다달은 밤마다 희미한 가구를 빈방에 밀어넣었다 택시/내가 행복했던 .. 2025. 5. 20. 풍성한책방 시 : 햇빛두개더,고영민,문학동네 햇빛 두 개 더 고영민 문학동네 시인의 말이건 연습이에요.연습일 뿐이에요. 1부 분명 우리에게 내일은 슬픈 것2부 일껏 섧게3부 반그늘4부 봄 쪽으로 늙은 시-꺼내 다시 읽어보니그새 늙어 있다 검은 넥타이-지난밤이 흘릭 간 걸까길가에 떨어진저 넥타이 뿌리의 심정-저 푸른 잎을 달고 있는 가지는 죽은 가지가 가져보지 못할 시간을 대신 살고 있다 이 많은 저녁 속에-입지도 벗지도 않은 그때를저녁이라 불렀어요 2025. 5. 20. 풍성한책방 시 : 그림 없는 그림책,남지은,문학동네 그림 없는 그림 책 남지은 문학동네 시인의 말 초인종이 울린다. 이름 모를 새가 지저귄다.손님이 포기하고 발길을 돌릴 때까지나는 잠자코 기다린다. 어린 독일가문비나무는 크리스마스트리에 쓰인다유리 그리기그럼에도 흰 눈이 그리는 곡선 모조-의심은 나쁜 거여서윤기나는 잎사귀 하나를 떼어내우린 서로의 입속에 깊숙이 찔러넣었어분간하기 어려운 발음이었어 화단-모여 서서 웅성대다가 흩어지는구름 손님, 안녕히 가세요. 글자 가족-꽉 잡아 묶은 머리가지나치게 순종적인 인상을 줍니다 테라스-안도 되고 밖도 되는 곳이 있다낮도 되고 밤도 되는 때도 있다 2024. 7. 23. 풍성한책방 시 :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안희연,현대문학 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안희연 현대문학 우리는 모두 한 권의 죽음이 되어간다/가장 가까운 시간부터 차례차례 그를 읽는다갈피마다 사소한 불행이 끼어 있다단번에 읽어 내려가기 힘든 책이다 겨울의 재료들/재봉틀, 이 시간을 모두 기워 입고서비로소 내가 될 때까지 나의 겨자씨/언제고 내가 다시 일으킬 이름내 최후의 눈빛이 담길 호리병 변속장치/요즘나는 자주 나를 놓친다 빚진 마음의 문장(에세이)-성남 은행동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유년’이라는 단어의 문을 열어야 한다. 유년이라는 단어는 문이 많은 단어군群 에 속한다. 2024. 5. 3. 풍성한책방 시 : 없음의대명사,오은,문학과지성사 없음의 대명사 오은 문학과지성사 시인의 말‘잃었다’의 자리에는 ‘있었다’가 있었다. 1부 범람하는 명랑 그것들-화 낼 준비를 하는 사람이미 화풀이를 하고 있는 사람편견을 갖게 되면 발음할 때없던 화도 만들어지게 돼 있어 그것-백 미터 달리기를 할 때면심장이 뛰었다살아 있다는 확신이어느 날살려고 애쓰는 감각이 되어 있었다 그것-그것참 신기하구나 그것참 다행이구나 그것참 부드럽구나…… 나는 이불 속으로, 꿈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여름밤에 내리던 것이 겨울밤에 쌓이고 있었다 2부 무표정도 표정 그들-첫차는 어제 치 피곤을 싣고 들어오고막차는 오늘 치 피곤을 나르듯 떠난다 그-사람은 고유명사로 태어나 보통명사로 살아간다 우리-.. 2024. 4. 24. 풍성한책방 시 : 숨쉬는 무덤, 김언,아침달 숨쉬는 무덤 김언 아침달 시인의 말- 삼십년 만에 첫 비, 하고 쓴다. 그사이 내리던 비를 모두 무시하고 내리는 비. 내리는 비를 피해 뛰어 가는 사람들의 당황이 모두 처음 같다. 모두 처음 보는 얼굴이다. 1부 이명- 한번도 이름을 밝힌 적이 없는 벌레들이 죽은 듯이 알을 까고 죽은 듯이 알을 깨고 나와 귓속에서 눈 속으로 눈 속에서 다시 더러운 내 눈을 들여다본다 2부 몰라도 되는 것들- 내가 이때까지 신주처럼 모셔왔던 것들 도대체 모순이 없는 것들 내 안에서 가장 완벽한 것들 세상에서 나만 알고 있는 것들 이라고 믿어왔던 것들 3부 호수 여행- 나 오늘부터 호수 여행을 떠나요 당신의 아픈 호수 속으로 내몸을 밀어 넣어요 영혼은 자두나무 꼭대기에 걸어두고 나 오늘부터 여행을 떠나요 가물치보다도 긴 여.. 2024. 3. 10. 풍성한책방 시 :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손택수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손택수 문학동네 시인의 말/ 혼자다 싶을 때 그 많은 잎들 다 어디 가고 혼자 떨고 있나 싶을 때 나무는 본다 비로소 공중의 뻗어간 뼈를 하늘의 엽맥을 1부 그 눈빛들이 나의 말이다 저녁 숲의 눈동자/ 숲속에 있으면 저녁은 시장한 잎벌레처럼 천장에 숭숭 구멍을 뚫어놓는다 나무의 장례/ 무덤 속에서도 자란다는 머리카락, 손톱 같다 뒤늦게 사정을 안 가지들은 목마름을 견디며 몸 구석구석을 쥐어짜 천천히 말라비틀어져간다 2부 우리는 해지는 너를 벌판을 함께 보았다 ㅁ자 마당에 물 발자국/ 흙 묻은 발이라도 씻고 왔는지 물 발자국이 생겼다 발자국이 하늘로 올라가는 새처럼 희미해진다 찬찬히 대나무/ 끝은 대나무의 생장점 그는 뱀처럼 허물을 벗으며 새 몸을 얻는다 3부 겨울은 지상의 가.. 2024. 2. 25. 풍성한 책방 : 시, 반복 반복 이준규 문학동네 시인의 말- 반복한다. 관념- 관념은 두부 같고 관념은 두부를 찍어 먹는 간장 같아서 나는 조랑말을 끌고 산을 넘었다. 겨울- 나는 네가 우물에 돌을 던지며 웃던 날을 기억했다. 그 우물은 얼어 있었다. 너도 얼어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시를 읽었다. 겨울이었다. 그것을- 그것은 떨어지고 그것은 구르고 그것은 사라지고 그것은 고정된다. 그러니까 그것을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흐릿하다- 너는 소멸로 향해 갈 것이다. 너는 끝내 너를 소진할 것이다. 너는 어떤 것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너는 어떤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내면의 소리다. 그것은 외면의 소리다. 물이 흐른다. 2023. 10. 2. 풍성한책방 :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고형렬 문학동네 시인의 말- 그의 날개는 결코 작지 않았다 나의 두 가슴만했다 숨을 모으고 그리고 거두어가도 그의 시의 여행은 여기까지이다 태양 마중- 이상의 삶들은 이 시각, 빌딩과 사람과 교통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인다 눈달밤- 눈 발자국 소리가 재미있었다 당최 얼굴은 너 나 알아볼 수 없었지만 다시 작년의 지하도를 통과하며- 춥겠다, 대리석 지하도를 건너가는 말 구두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건너다 이 수도의 밤별 속에서 찰랑찰랑, 알 길 없는 물의 흔들림만 2023. 4. 10. 풍성한책방 : 나는 아무것도안하고 있다고 한다 김사이 창비 시인의 말- 시가 여전히 길다 덜 성숙하니 일상에서 내 말보다 시가 더 길다 제1부 지독하게 살았으나 제2부 나는 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3부 떨림도 그리움도 버린 제4부 다시 반성을 하며 공포영화- 홀로 삼년째 복직투쟁하는 해고자는 작업복만 봐도 일하고 싶다 꽃반지- 엄마의 금반지는 늙어가면서 굵어졌다 공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공범의 정치 공생(共生)하자면 공사(共死)로 간다 2023. 3. 21. 이전 1 2 3 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