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프랑스소설6 풍성한 책방 : 밑줄 긋는 남자 카롤린 봉그랑 183 열린책들 p17 누군가 감히 도서관의 엄격한 규정을 어겼다. 책을 반납할 때 지젤이 즉석에서 검사를 하는 데도, 누군가가 그 검사를 피해 간 것이다. 들키지는 않았다지만, 그래서 그가 얻는 게 무엇이었을까? 그는 도서를 대출 받지 못할게돼도 좋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의 글씨체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편이었다. 그 문자에 눈길을 붙박고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니, 지젤이라는 그 아가씨가 그 낙서를 보았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54 둘이 사는 삶에 행복한 게 있다면, 그건 메아리가 있다는 점이리라. 메아리를 찾아 산으로 가는 게 하나의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프-뒤에에서 한 시간 거리에 남자 친구 하나가 살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가 혼자 살.. 2022. 11. 7. 풍성한 책방 : 마음의 심연 프랑수아즈 사강 301 민음사 p29 집에 돌아오자 그는 완벽하게 건강을 회복해 자잘한 약병들을 하나하나 휴지통 속에 던져 버렸다. 그는 순한 표정을 지은 채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듯 약간 불안해 보였고 달리기를 많이 했다. 실제로 그는 다리를 단련하라는 과제를 받은 아이처럼 넓은 정원을 달리면서, 또한 성인다운 태도를 되찾으려 애쓰면서 시간을 보냈다. ~ 그는 두려운 마음으로 뭔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게 무엇일까? 누구일까? 하지만 그것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집안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뤼도빅 자신뿐이었다. p61 크레송가 사람들은 사고 이후 뤼도빅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진짜 뤼도빅은 죽고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뤼.. 2022. 8. 29. 풍성한 책방 :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빼 122 열린책들 p6 마르슬랭은 어떤 이상한 병에 걸려 있었다. 얼굴이 빨개지는 병이었다. p26 마르슬랭은 ‘그렇게까지’불행하지는 않았다. 단지 자신이 어떻게, 언제, 그리고 왜 얼굴이 빨개지는지를 궁금하게 여길 뿐이었다. p36 르네 라토는 아주 매력적인 아이였고, ~ 갓난아이 때부터 아주 희한한 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p96 그는 감기에 걸린 불쌍한 한 남자가 끊임없이 기침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는 다른 모든 사람들 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2021. 5. 28. 풍성한 책방 : 자살가게 편안한 마음으로 읽다가 마지막에 찾아온 당혹감에 첫 페이지를 다시 읽어보았다. 장퇼레 213 열림원 p73 찌릉- 찌릉- 음산한 종소리를 뒤로하고, 소녀는 방금 산 새콤달콤한 군것질거리를 펼치며 (그게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유일한 대응책이라는 듯) 가게문을 나선다. 순간 튀바슈가의 막내가 후닥닥 일어서더니 소녀의 뒤를 쫓아가 손에 든 것을 낚아채고는 얼른 자신의 입으로 가져간다. p159 미시마는 방문을 꼭 닫고 창가에 서 있다. 커튼 한켠을 슬그머니 젖히고서 그는 시뻘건 피에 서서히 젖어 드는 태양과 저만치 발코니마다 철학의 거대한 벽 앞에 자꾸만 잦아드는 생명을 물끄러미 지켜본다. 옮긴이의 글 죽음을 돈 주고 살 정도로 암울한 세기말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걷잡을 수 없이 난동부리는 블랙유머와 톡톡 튀.. 2021. 2. 5. 풍성한 책방 : 컬러보이 컬러보이 학대를 ‘컬러’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불편하지 않게 내용을 연결했다. 마르탱 파주 109 톡 p16 시몽이 나타난 것만으로 학교 전체가 즐거워졌다. 분위기가 한결 따뜻해진 것이다. 싸움도 줄어들었고, 수업 중에 돌아다니는 아이들도 없어졌다. 선생님들까지도 세상의 온갖 빛깔을 얼굴과 몸에 지닌 이 독특한 사춘기 소년에게 매료되었다. 시몽은 사람들의 관심과 친절의 표현을 받아들였다.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해 주고 자기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기뻐했다. 그리고 자신의 반점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렇게 인기가 많은데도, 시몽은 결코 웃지 않았다. p63 월요일, 짙은 먹구름이 파리의 하늘을 온통 뒤덮었고, 시몽은 학교에 오지 않았다. 학교 분위기는 침울하게 잠겨 있었다. 모여있는 아이들도.. 2020. 12. 28. 풍성한 책방 : 처절한 정원 미셸 깽 110 문학세계사 1999년 ‘모리스 파퐁의 재판’이 있었고 세계제 2차 대전의 한 페이지가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진실은 숨길질 수 없다는 진리가 확인되는 날이었다. 형량도 중요한지만 잊지 않고 재판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부러운 일이었다. 들어가기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으며 광부였던 할아버지와 레지스탕스 요원이었으며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두 분은 나에게 공포에 대한 기억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또한 두 분은 역사의 흑백논리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나에게 독일어를 배우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베르나르비키에게도 이 책을 바치고자 합니다. p98 아버지! 제가 당신의 여행가방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 당신의 여행가방은 릴르를 거쳐 브뤼셀에서 보르도르가는 테제베 기.. 2020. 12. 17.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