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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31

풍성한책방 에세이 : 아무튼 연필, 김지승,제철소 아무튼 연필 김지승   219   제철소 프롤로그-기록과 흔적 나는 주로 세상에 없는 이들만을 사랑해왔는데, 글을 쓰는 동안에는 그만 수많은 예외가 생겼다. 이글이 또한 그런 예외적 사랑의 흔적으로 남는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1부 연필 연필이 지리학 어른들은 나를 두고 무신경하게 말했다. 들으라고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는데 ‘들어도 별수 없고’인 말이긴 했다. 그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가락 하나가 내 이마를 천천히 힘주어 미는 듯했다. 경계에 있는 어딘가와 어딘가, 누군가와 누군가를 위해 ‘사이’를 건축할 줄 아는 지리학적 상상력을 무엇보다 갈망한 건 그때부터다.  검색창에 연필을 입력하세요 나 우울해, 그 한마디만 몸 밖으로 털어내면 어찌어찌 또 몇 문장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시간에는 그 .. 2024. 9. 17.
풍성한책바 에세이 : 아무튼,서재,김윤관,제철소 서재, 아무튼 “자기만의 책상이란얼마나 적절한 사물인가” 김윤관 139 제철소 목수의 서재-어느 목수가 꿈꾸는 완벽한 서재 이야기 서재에 대한 상상은 언제나 즐겁다.서재는 단지 책으로 가득 찬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장-책을 사랑하는 자가 가져야 할 균형 책장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책장 한 칸의 높이와 넓이이다. 책장의 목적은 간단하다. 책을 많이 보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되도록 지저분하지 않고 아름답게 보관하고 싶다는 욕망을 바탕으로 한다. 책상-온전한 나를 대면하기 위한 필수품 서재의 중심은 책상이다. 책상은 서재의 문패와도 같다.책상이 있다면 그 공간을 서재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가장 완벽한 서재는 책상 하나가 놓인 적절한 크기의 텅 빈 공간일 것이다. 의자-서재의 럭셔리, .. 2024. 5. 31.
풍성한책방 에세이 :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유희경,아침달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유희경 318 아침달 당신에게/적요란 참 오래된 것이지요. 그것은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아니 인간의 짧은 역사로는 가늠할 수 없는 때부터 있었던 현상. 아무것도 없다가 조금씩 드러나는 어떤 감정. 그 감정의 낱말들. 익숙한 듯 낯선, 처음인 동시에 처음이 아닌 그런. Ⅰ. 밤의 낱말들제1부낯설고 먼 곳의 오래된 성당에서 손금/나는 궁금하지 않았다.시간이 어떤 모양으로 다가올지에 대해서. 졸음/아득해졌다. 모든 것이 고요하다. 나는 자리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건 아주 작은 조각구름과 같아 보이기도 하고 적적해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니 아득해졌다는 표현이 아니고서는 그때를 설명할 수 없다. 불안/괜찮다가 아니라 괜찮지 않다가 되어서 그림자를, 딱 그만큼의 그림자를 만.. 2024. 5. 3.
풍성한책방에세이 : 아무튼,메모 아무튼, 메모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정혜윤 165 위고 1부 메모주의자- 나에게도 뇌라는 것이 돌아가고 있는 중이라면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를 끌어내는 데 쓰고 싶고,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삶을 살아보고 싶은데 잘 안 된다. 나는 의미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아쉬워하는 사람의 괴로움을 겪는다. 더 슬픈 것은 정열을 기울인 많은 일이 무의미로 끝났다는 점이다. 열정적으로 무의미한 일을 하느라 최소한 다른 무의미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 정도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그러나 열정적이기 위해서는 동시에 무심할 수밖에 없는 것은 맞다. 깨끗이 얼굴을 씻고 영혼의 세수를 위해서 드디어 펜을 들었는데 ‘근데 내가 뭘 적으려고 했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에이 설마.’ 그러나 진짜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24. 2. 25.
풍성한책방 : 마음의주인,이기주,에세이,마음,사랑,생애,사람 마음의 주인 이기주 207 말글터 1부 마음心 사람 마음에는 저마다 강이 흐른다- 행복은 수많은 우연과 우연히 그야말로 우연한 계기에 의해서 서로 포개지고 스며든 결과인지 모른다. ‘드는 생각’은 머릿속에서 우연히 솟아나는 생각이다. 마음대로 제어할 수가 없다.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순간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듯이 생각을 내려쳐 억누를 수 없거니와 일부러 끄집어낼 수도 없다. 2부 사랑愛 사랑은 마음이 날씨를 살피는 일인지 모른다- 데체되지 않는 존재는 특별하다. 특별하기 때문에 궁금하다. 인간은 수백 수천 개의 각기 다른 방이 촘촘히 연결된 벌집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지 모른다. 하나의 방에서 일어난 소란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다른 방들로 퍼져나가며 크게 증폭되기 마련이다. 조그마한 돌멩이 .. 2024. 2. 25.
풍성한책방 : 사물의 뒷모습 사물의 뒷모습 안규철 291 현대문학 1 식물이 시간 2 스무 개의 단어 3 예술가들에게 은혜를 4 마당 있는 집 관성- 정체성이란 이름으로 내 안에 들어앉은 타성과 편견의 바위들을 끌어내고, 익숙한 방향으로만 흐르려는 생각이 물길을 다른 곳으로 돌릴 힘이 나에게 있는가. 소음에 대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은 거대한 잡음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그럴수록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더 큰 소리를 낼 수밖에 없고, 저마다 내는 더 큰소리들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이 악순환의 딜레마에서 빠져나오려면 결국 우리는 더 낮은 목소리로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무의미한 말을 줄이고 침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완성되지 않는 원圓- 시작점과 끝점이 만나는 순간에 스스로 안으로 닫히면 완성되는 원은, .. 2023. 5. 3.
풍성한 책방 : 익숙한 길의 왼쪽 황선미 203 창비 1부 오래된 통증- 사람은 선택적으로 기억을 지우기도 한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기억을 해마에서 지우는 건 아마도 본능적인 자기 보호일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나에게만 일어났다면 나의 새끼손가락은 생각보다 슬픈 기억을 갖고 있는 게 분명하다. 내 발등에는 죽은 거미가 남긴 듯한 일그러진 자국이 있다. 오래된 거미줄 같은 흔적, 뜨겁게 살이 파였으나 기어이 아물고 기특하게 건재하여 쉰해가 넘도록 나를 지탱하고 있는 나의 발 무늬, 지독한 엄마가 나에게 나누어 준 뼈와 살의 크기. 틀림없이 내 인생의 마지막까지 함께해줄 나의 가장 낮은 몸, 언제나 최선을 선택할 머리에 충실하여 가장 좋은 곳으로 나를 데려가 주고 어떤 경우에도 내 편일 몸. 나의 발은 또 다른 나의 머리, 나이 엄마다. 2.. 2022. 10. 10.
풍성한 책방 : 빛나는 말 가만한 생각 김별아 412 예담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덜 외롭게 나와 함께 울어주고 내 삶을 일으켜준 위로와 희망이 문장들 p11 ‘감사하다’의 반대말은 ‘감사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당연하게 여긴다’이다. 무언가를 누리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면 뻔뻔해진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더 많이 누리지 못함을 불평한다. 삶이 당연해지면 이윽고 지루해진다.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 더 자극적인 오락을 찾아 헤맨다. 기적을 믿지 못하기에 기적을 모사한 ‘한탕’을 꿈꾼다. p45 삶이 고통스럽기에 웃어야 한다. 고통스러울수록 더 웃어야 한다. 내가 약해서 웃어야 하고, 상대가 악해도 웃어야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웃는 사람이 강한 것이다. 진짜 승리는 그곳에 있다. p100 가족이라는 사회 구성단위는 그 자체가 모순적이다. 힘이.. 2022. 8. 1.
풍성한 책방 : 스릴러 아무튼시리즈 이다혜 140 코난북스 p14 스릴러는 다른 수많은 장르와 이종교배를 시도한다. 스릴러를 단선적으로 정리하기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장편 스릴러 한 편은 대체로 가족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와 멜로라는 그릇, 사건을 묘사하는 순간의 공포라는 그릇, 주인공의 모험과 관련된 에로티시즘이라는 그릇 등이 빼곡하게 놓인 ‘한상차림’ 같은 형태로 완성된다. p31 스릴러는 풍토병과 닮았다. 그곳의 사회문화적풍토가 특정 방식의 사건을 만들고 사건 보도를 만들고 반응을 만든다. 그리고 그런 알 만한 사건을 연상시키는 많은 소설이 태어난다. p41 어떤 장르건 그 장르를 사랑하는 독자라면 무슨 말을 늘어놓든 첫 장 첫 줄부터 버닝하는 일이 잦다. 장르의 규칙을 숙지하고 있어 얼마쯤 기다리면 끓기 시작할지 분.. 2022. 7. 18.
풍성한 책방 : 감정도 디자인이 될까요? 고선영 글‧그림 239 다른상상 고단한 하루를 보내며 겁에 질린 거북이처럼 목이 쏙 움츠리고만 싶은 날 알지 네 탓이 아닌거 내가 잘 알지 알고 말고 걱정 그만~ 이제 그만! 뒷표지- 부정적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 내 마음을 읽고 내 기분을 살피고 내 감정을 그림으로 그려요 내 감정을 알아차리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아요. 왜냐하면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일이 그리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죠.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혀 허우적거릴 때 내 감정만 제대로 알아차린다면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 조금은 편안해질 수 있어요. 2022.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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