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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59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헌법 헌법 헌법이란 국가적 공동체의 존재 형태와 기본적 가치 질서에 관한 국민적 합의를 법규범적인 논리 체계로 정립한 국가의 기본법이다. 우리는 언제 그리고 왜, 어떤 맥락에서 헌법의 본질을 묻게 되는가? 헌법의 본질에 관한 질문에서 우리가 묻고자 하는 것은 과연 헌법 그 자체인가 아니면 그 헌법을 통해 문제 삼으려는 권력인가? 헌법을 중심에 놓는 정치, 즉 헌정주의는 표상 정치의 숙명을 인식하면서도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개입을 보장하려는 세련된 기획이자 부단한 노력이었다. 헌정권력은 주권이면서도 인권이기도 한 매우 독특한 개념이다. 자유주의의 일방적 팽창과 민주주의의 작동 불량으로 찌그러진 근대적 헌정주의의 표상 정치를 보완하거나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독특한 헌정 권력의 개념으.. 2023. 5. 24.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자본주의 자본주의 자본주의라는 말은 하나의 ‘수수께끼’가 되어버렸다. 20세기 이후 누구나 쓰는 말이면서, 누구나 위험시하는 말이면서, 아무도 정확한 뜻을 모르는 말. 마르크스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자본주의의 의미는 명확하다. 생산 수단의 사적 소유에 기초한 경제 체제 및 이를 토대로 성립하는 사회 구성체라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인간 사회의 지고의 가치로 믿는 이들에게 있어서 자본주의란 사실상 자유 시장경제를 말하는 것이며, 그 정의가 전혀 모호하지 않다. 자본주의가 지구적 차원에서 깊이와 넓이를 더해갈 때마다 생산, 화폐, 권력이라는 세 가지는 더욱더 모든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어갔다. 자본주의 홍기빈 비타악티바 책세상 2023. 5. 17.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자유 자유민주주의가 역사의 대세로 굳어진 오늘날 개인의 자유는 천부인권이자 양도 불가능한 권리로 인정받는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구호는 인간에게 있어 자유의 의미와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 구호는 동시에 인간이 자유를 권리로서 확보하는 일이 어려움 혹은 위험을 절절히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밀은 자유가 일정한 목표 혹은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즉 자유는 그것을 향유하는 사람의 행복이나 발전과 부합하는 방향으로 행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밀은 진정한 자유란 이기심과는 거리가 멀며, 오히려 이웃의 이익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행사된다고 보았다. 자유에 대한 공화주의적 견해와 대비하여 자유주의적 견해는 자유를 더 이상 자치 국가인지 아닌지와 같은 정치 공동체의 성격이나 .. 2023. 5. 11.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공화주의 공화주의 개념은 정치 투쟁의 도구로, 대체로 귀족이나 시민들이 왕이 전제권력을 제한하기 위해 벌인 투쟁에서 사용되었다. 자유, 평등, 인민이라는 구호를 내걸었던 공화주의는 시대의 맥락에 따라 구체적인 의미가 조금씩 달라졌다. 그럼에도 공화주의를 주장한 이들은 대체로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힘의 균형이 무너져 전제정이 되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공화주의적 자유는 주종적 혹은 예속적 지배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의 자유이다. 언제든지 억압하고 지배할 수 있는 주인 혹은 권력자가 존재할 때 예속적 지배 관계가 성립된다. 간섭은 타인의 행동을 방해하는 것인 반면 예속은 개인의 행동을 제약해, 종속당하는 사람이 두려움을 가지고 항상 움츠러들게 한다. 공화주의적 자유는 이러한 .. 2023. 5. 3.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민주주의 억압 1960년대 후반 유럽, 아메리카, 동유럽, 일본 등지에서 권위주의 타파, 기성 질서에 대한 거부 그리고 새로운 창의성과 상상력의 확대라는 구호를 내걸고 전개된 역사적 사건을 의미한다. 운동을 주도한 대학생들은 성 해방을 외쳤고, 무료함을 배격했으며, 자신들의 욕망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들은 또한 인종차별과 남녀 차별 등 모든 차별에 반대했으며, 소비 사회, 베트남 전쟁, 소련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민주주의, 자유로운 토론, 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했다. 이에 기성세대는 학교를 다닐 수 있고, 배고픔을 겪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학생들이 왜 이런 주장을 하며 시위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68세대는 인간 소외를 가져온 후기 자본주의의 사회 질서가 오직 상상의 힘을 통해서만 전복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이.. 2023. 4. 26.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비정규직 노동을 해서 살아가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 중에서 특히 임금 노동자가 노동자라는 말로 대표되는 것은 현대산업 사회에서는 직장에 취직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임금 노동자가 가장 순수하게 자신의 노동만으로 살아가는 경우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이 새로운 현상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그것의 수적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단순히 경기 침체로 정규직이 감소하고 비정규직이 늘어난 것이라면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비정규직은 다시 감소할 것이므로 이때의 수직 변화는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경제 구조가 고도화될수록 오히려 비정규직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 불확실성과 경쟁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보장하기가 어려워졌다. 언제 어떻게 경제 상황이 바뀔지 .. 2023. 4. 19.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인종주의 인종주의는 인종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가 인간이 능력을 결정한다는 믿음에 기초한다. 이 정의는 한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는 믿음을 내포하고 있으며, 인종 간 불평등은 어쩔 수 없거나 당연하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인종주의는 인종 사이에 유전적 우열이 있다고 보아 다른 사람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스스로 우월하다고 믿는 인간이 자신보다 열등하다고 여기는 인간을 멸시하고 지배하는 것을 합리화한다. 이런 합리화 때문에 인간이 인간을 노예로 만들고 짐승처럼 부리는 일이 벌어졌고, 문명화를 빙자한 식민화라는 비인간적인 지배가 초래되었으며, 수많은 학살과 살육을 낳았다. 사회화란 새로 성원이 된 사람이 그 사회의 문화를 습득하는 과정을 말한다. 따라서 사회화는 편견의 탄생을 설명한다기보다 그것이 전승되는 .. 2023. 4. 13.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노동가치 노동가치 ‘가치’라는 말은 어떤 대상이 인간 자신의 삶과 관련하여 지니는 의미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된다. 노동가치에 대한 사유는 근대 자본주의를 발전시킨 부르주아들의 작품이며 사적 소유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들이 발명해낸 것이다. 노동가치는 자연 대상물을 유용한 어떤 것으로 바꾸는 능력, 즉 노동이 투여된 대상의 ‘쓰임’을 생산하는 능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근대를 열었던 인문주의 운동은 인간 중심주의 패러다임이었다. 여기서 인간의 노동은 이전과 같이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하는 고역이 아니라, 이 세계를 자신의 욕망과 가치에 따라 적극적으로 바꾸는 활동이 된다. 따라서 노동가치의 문제는 단순히 경제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학적 문제이면서 보다 근본적인 철학적인 문제로 전환된다. 노동가치 박영균 책세.. 2023. 4. 5.
풍서한책방풍성한이야기 : 경제위기 경제 위기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극점에 이르러 공장은 문을 닫고 노동자는 실직하며 창고에는 팔리지 않은 물건이 쌓이고 상점은 텅 비는 상황을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 성장률의 상승과 하락 즉 ‘경기 순환’은 항상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한 국가만이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 되자 경기 순환에 따른 주기적인 경제 위기가 전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기업의 괜찮은 일자리에 장기 고용되어야만 먹고살 수 있는 ‘기업 복지시스템’이다. 괜찮은 직장 특히 대기업에서는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면 자녀 학비를 지원해주거나 융자해주고 집을 구입할 때고 낮은 이자로 주택 대출을 알선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직장이 없는 경우에는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해 일자리가 부족한 경.. 2023. 3. 30.
풍성한책방풍성한이야기 : 폭력 ‘폭력’이라는 말은 그것이 사용되는 공간이 어디냐에 따라서, 그것을 사용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 그것이 사용되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것이 어떤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사용되는 차원과 방식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다른 명사들과 결합한다. 폭력이라는 말에는, 즉 무엇이 폭력인지를 결정하는 사실 판단에는 언제나 ‘폭력이 나쁜 것’이라는 가치 판단이 개입되어 있다. 누군가가 이것이 혹은 저것이 폭력이냐고 묻고, 그 질문에 대해서 우리가 이것이 혹은 저것이 폭력이라고 대답할 때, 우리는 동시에 그 사실 판단이 내포하고 있는 가치 판단에 은연중에 동의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폭력이냐’가 아니라, 무엇이 부당한 힘의 사용이냐, 즉 ‘우리가 무엇을 폭력..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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