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묵인1 풍성한 책방 : 관리자들 이혁진 193 민음사 p13 현장에서도 걸핏하면 전화를 들고 사라지던 선길은 퇴근하고 들어와서도 매일 한두 시간씩 아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였고 목소리는 성가대원처럼 좋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남의 방에서 나는 소리가 넘어온다는 것이, 또 내 방 소리도 그렇게 넘 갈 수 있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일 수는 없었다. 현경은 몇 번이나 망설였다. 벽을 두르려 주의를 줄까, 가서 이야기를 할까, 하지만 그 통화만 끝나면 벽 너머는 죽은 듯 조용했고 텔레비전 소리조차 넘어오지 않았다. p48 선길의 모습은 몰골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았다. 수술뿐 아니라 일정, 집도의처럼 수술에 관한 온갖 일들까지 다 애를 태웠고 멧돼지만 기다리며 혼자 새워야 하는 밤은 오직 그렇게 애를 태우는 일에만 한없이 .. 2021. 12. 31.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