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해바라기1 풍성한 책방 : 내 이름은 태양꽃 꼭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성인을 위한 동화 한강/글 김세현/그림 111 문학동네 p68 세찬 비가 내 잎사귀를 때릴 때마다 휘청휘청 쓰러지려 하는 몸을 나는 꼿꼿이 곧추세우고 있었습니다. 오후 들어 비가 그치며 기온이 내려갔습니다. 구겨지고 젖은 꽃잎을 할퀴며 저녁 바람이 지나갔습니다. 이슬이 흘러내리려 할 때마다 나는 담을 넘어가 버린 담쟁이의 짙푸른 다리를 내려다보았습니다. “울지 마”라고 담쟁이는 나에게 말했었지요. 이슬이 식으면 몸이 차가워져서 더 견디기 힘들 다구요. 간밤에 그 풀도 말했습니다. 더 강해져야 한다구요. 더 견뎌야 한다구요. 그날 밤 나는 울지도 소리치지도 않았습니다. 힘이 빠질 때면 흙더미 아래 갇혀 있을 얼굴 모를 풀을 생각했습니다. 그의 조용하고 다정하던 말씨를 생각했습니다.. 2020. 10. 27.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