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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책방에세이 : 아무튼,잠.정희재.제철소 아무튼, 잠“이보다 더 확실한 행복은 없다” 정희재 141 제철소 p14글을 쓰다가 막막하고 마음에 쥐가 날 것 같으면 침대로 갔다. 내 인생에서 잠은 한결같이 중요했고,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는 더 그랬다. 얼마나 많은 침대 위 시간을 거쳐 지금의 내가 됐는지 헤아릴 수 없다. p36어린 나이에 출가한 티베트의 동자승들은 틈만 나면 숨어서 잔다고 한다. 그렇게 토막잠이라도 보충하지 않으면,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없을뿐더러 건강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다. 잘 먹고 푹 자는 것. 그 본능과 욕망 앞에 누군들 자유로울까. p75거친 세상에서 치욕과 불편과 고통을 견딘 몸을 합법적으로(?) 눕힐 수 있는 시간, 지금부터는 누워 있어도 게으르다는 자책이나 질책을 받지 않아도 된다. 눈 감고 .. 2025. 7. 20.
풍성한책방에세이 : 초록을 입고, 오은, 난다 초록을 입고오은의 5월 오은 290 난다 작가의 말/책을 쓰면서 전채前菜, 주요리, 후식을 떠올렸습니다.하루를 시작하는 속표지가 전채,그날의 글이 주요리,‘오발단(오늘이 발견한 단어)’이 후식이 되었으면 했습니다.전채와 주요리와 후식이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디에 있든 “오늘 하루 잘 살았다!”라고스스로 말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p14동네를 산책하는 일은 글쓰기 앞뒤에 루틴이기도 하다.산책도 내게는 노동에 준하는 일이다.걷고 발견하고 사색해야 하므로 이따금 길을 잃기라도 하면 평소 보이지 않던 것이 눈앞에 나타나므로, 그것이 또 다른 쓰기로 연결될 것이다. 내친김에 일 년 가까이 연락하지 못한 친구에게 전화도 해야겠다. 잘 살아 있느랴고 묻는 대신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랴고 물어야지.‘.. 2025. 7. 20.
풍성한책방소설: 밤산책,찰스디킨스,은행나무 밤 산책 찰스 디킨스 195 은행나무 밤 산책/교회의 종이 울리면 한밤중 노숙자는 처음에 길동무가 자신을 부르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하지만 종소리의 파동이 둥글게 퍼져나가면 무슨 소리인지 명확히 인지하기 시작하고, 그 후에도 계속 퍼져나가(어떤 철학자의 암시처럼) 영원한 공간으로 퍼져가나, 착각은 바로 잡히며 고독감은 한층 깊어진다. 길을 잃다/길을 잃은 아이가 느꼈던 비이성적인 공포가 지금도 그때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내가 그때 차라리 사자가 지배하는 비좁고 번잡하고 불편한 거리가 아닌 북극에서 길을 잃었다면, 그 정도로 겁에 질리지는 않았을 것이다.나는 얼마나 놀랐던지 한동안 울고불고하며 거리를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러나 엉망이 된 자존심으로 어느 건물 앞마당에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2025.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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