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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책방 에세이 : 아무튼 연필, 김지승,제철소 아무튼 연필 김지승   219   제철소 프롤로그-기록과 흔적 나는 주로 세상에 없는 이들만을 사랑해왔는데, 글을 쓰는 동안에는 그만 수많은 예외가 생겼다. 이글이 또한 그런 예외적 사랑의 흔적으로 남는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1부 연필 연필이 지리학 어른들은 나를 두고 무신경하게 말했다. 들으라고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는데 ‘들어도 별수 없고’인 말이긴 했다. 그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가락 하나가 내 이마를 천천히 힘주어 미는 듯했다. 경계에 있는 어딘가와 어딘가, 누군가와 누군가를 위해 ‘사이’를 건축할 줄 아는 지리학적 상상력을 무엇보다 갈망한 건 그때부터다.  검색창에 연필을 입력하세요 나 우울해, 그 한마디만 몸 밖으로 털어내면 어찌어찌 또 몇 문장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시간에는 그 .. 2024. 9. 17.
풍성한책방 소설 :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에쿠니가오리,소담출판사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에쿠니 가오리   275   소담출판사  p20자살한 사람들의 이름은 공포되지 않았고, 세 사람 다 80대라는 것만 전해졌을 뿐 그들의 관계도 동기도 불분명했다. 다만 현장에는 유서가 남겨져 있고 자살이란 것만은 확실한 듯했다. 도우코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근거 없는 불안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치사코 씨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가시기는커녕 여전히 근거 없이 의심은 제멋대로 부풀고, 스스로 자신이 좀 이상하다고 여기면서 도우코는 몇 년 넘게 못 만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몇 번을 걸었지만 어김없이 부재중 메시지로 넘어가고 그때마다 도우코는 듣는 즉시 전화해 달라고 부탁했다. 밤이 되어서야 전화가 걸려 왔는데 어머니는 줄곧 경.. 2024. 9. 17.
풍성한책방소설 : 백설공주살인사건,미나토가나에,재인 백설공주 살인사건 미나토 가나에  319  재인 1장 동료 1 시구레 계곡에서 일어난 사건 말이야.딱 알아듣지 못하는 걸 보니 뉴스를 통 안 보는 모양이구나.T 현의 T 시에 있는 시구레 계곡 숲속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뉴스, 어제 크게 보도되었잖아.시체가 열 군데 넘게 칼에 찔린 데다 석유를 뿌리고 태우기까지 했대.그건 안다고?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는 말이구나.그렇겠지.나도 어제는 뉴스를 보고 내가 사는 도시에서 저렇게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나 싶어서 좀 놀랐으니까. 미인은 어디 있건 눈에 띄기 마련인가 봐.지금 우리 회사는 어딜 가나 그 사건 얘기뿐이야. 다들 입을 열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거 아니겠어. 미심쩍은 일이 있어도 곧장 경찰에 증언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이번에 알았어. 2장.. 2024.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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