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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책방소설 : 어둠의심장,조지프콘래드,휴머니스트 어둠의 심장 조지프 콘래드 238 휴머니스트 p11해가 졌다 강물 위로 땅거미가 내리고 강기슭을 따라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진흙 평지에 세 다리로 우뚝 서 있는 채프먼 등대가 강렬히 반짝였다. 항로에서 배들의 불빛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마구 뒤섞인 채 오르내리는 불빛들. 그리고 저 멀리 서쪽 상류 유역으로는 괴물처럼 커다란 도시의 위치가 여전히 하늘에 불길하게 나타나 있었다. 햇빛 속에서는 어둠에 뒤덮여 있던 것이 별빛 아래서는 야단스러울 만큼 환히 빛나며.“그리고 이곳 또한…….” 말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지구상의 어두운 곳 중 하나였지.” p47풀로 만든 담이 무너진 폐허에는 어딘가 애처로울 만큼 유치한 구석이 있더군. 각자 27킬로그램에 가까운 짐을 든 자들 육십 쌍이 매일 맨발로 .. 2025. 5. 20.
풍성한책방,에세이 : 가기전에쓰는글들,허수경,난다 가기 전에 쓰는 글들유고집 허수경 363 난다 1부 시작메모(2011~2018) 2011년 4월 26일-봄 오후나는 놓고 그냥 사라지고 싶은 봄 오후그래도 아무 미련 없이 참 난감한 봄 오후나의 신조는 혼자서 말라가지 않는 거예요. 2011년 8월 11일-오늘 내가 본 것은 무엇이었는가?나비였다. 빛에 팔랑거리는 그 무엇이었다.네가 자꾸 내 속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숨는다.이 빛 속에 네가 바랠까 겁난다.그렇게 될 것이다. 그래야 한다 싶은 마음은 어느 도시의 골목을 젖은 머리칼을 하고 지나가는 비바람 같다. 빛이 많은 이곳에서 견딜 수 없는 시간까지 살아야 한다는 것이 곤욕스럽다. -괴로운 순간이야.그게 좋아.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을 좋아하지.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는 방.그 방.. 2025. 5. 20.
풍성한책방 에세이 : 아무튼 연필, 김지승,제철소 아무튼 연필 김지승   219   제철소 프롤로그-기록과 흔적 나는 주로 세상에 없는 이들만을 사랑해왔는데, 글을 쓰는 동안에는 그만 수많은 예외가 생겼다. 이글이 또한 그런 예외적 사랑의 흔적으로 남는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1부 연필 연필이 지리학 어른들은 나를 두고 무신경하게 말했다. 들으라고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았는데 ‘들어도 별수 없고’인 말이긴 했다. 그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가락 하나가 내 이마를 천천히 힘주어 미는 듯했다. 경계에 있는 어딘가와 어딘가, 누군가와 누군가를 위해 ‘사이’를 건축할 줄 아는 지리학적 상상력을 무엇보다 갈망한 건 그때부터다.  검색창에 연필을 입력하세요 나 우울해, 그 한마디만 몸 밖으로 털어내면 어찌어찌 또 몇 문장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시간에는 그 .. 2024.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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