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이 필요한 순간
어떤말을 해야 당당해보일까
선택한 단어들을 적절했을까
왜 변론을 하는 상황이 주워졌을까
변론이 아니 사실
사실 보다 진실한 이야기
김원영 323 사계절
p44
인간은 신체를 훼손당할 때
인격체로서의 존엄성에
큰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개인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
특유의 욕망과 선호, 희망,
자율성으로 구성되는
개별적 인격성을 인정받지
못할 때도
사회적 존재로서의 존엄성을
크게 훼손당한다.
p113
질병은 그저
고통과 불편일 뿐
그 질병을 가진 사람이 존엄하고,
사랑받을 만하고,
가치 있느냐와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반문할 수 있다.
우리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골형성부전증 ‘마니아’여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어떤 장애인들은,
특히 자신이
장애를 단지 극복해야 하고
없애야 할 요소가 아니라
삶의 한 부분으로 진지하게
숙고하고자 하는 이들은
장애에 대한 전적인
부정의 언어와 태도를 만날 때
매우 심란해진다.
p239
‘정당한 편의 제공’은
모든 사람이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제공할 의무가 있음을
뜻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성립할
수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p254
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상의
권리나 시민들의 교양,
인권의식, 도덕적 배려 따위에
기대지 않고도, 그 어떤 규범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람들 사이에서 존중받고,
호감의대상이 되고,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싶었다.
p294
부모는 우리를 깊이
사랑하지만 우리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데는
실패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장애가 없는 부모들은
장애가 있는 자녀와
국적, 언어, 성격이나
외모의 유전적 특질 등
많은 부분을 고유하겠지만
장애를 공유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간혹 부모가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의 경험을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
살아가는 낯선 사람에게서
이해받는다고 느낀다.
p304
비장애인들의 비하와 멸시 속에서
장애 정체성의 인정에만
몰두할 때 장애가 없는
다수의 구성원들은 인정
투쟁의 도구로 전락한다. 또한
장애인은 그 자체로 삶이
힘들기 때문에 다른 책임에서
면제되어도 좋다는 의식은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우리가 힘겹게 도달해온
그 지위를 다시 무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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