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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과학

풍성한 책방 :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by 풍성한 그림 202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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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이 필요한 순간

어떤말을 해야 당당해보일까

선택한 단어들을 적절했을까

왜 변론을 하는 상황이 주워졌을까

 

변론이 아니 사실

사실 보다 진실한 이야기

 

김원영  323  사계절

 

p44

인간은 신체를 훼손당할 때

인격체로서의 존엄성에

큰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개인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

특유의 욕망과 선호, 희망,

자율성으로 구성되는

개별적 인격성을 인정받지

못할 때도

사회적 존재로서의 존엄성을

크게 훼손당한다.

 

p113

질병은 그저

고통과 불편일 뿐

그 질병을 가진 사람이 존엄하고,

사랑받을 만하고,

가치 있느냐와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반문할 수 있다.

우리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기 위해

골형성부전증 마니아여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어떤 장애인들은,

특히 자신이

장애를 단지 극복해야 하고

없애야 할 요소가 아니라

삶의 한 부분으로 진지하게

숙고하고자 하는 이들은

장애에 대한 전적인

부정의 언어와 태도를 만날 때

매우 심란해진다.

 

p239

정당한 편의 제공

모든 사람이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없는

이상 제공할 의무가 있음을

뜻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성립할

수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4)

 

 

 

p254

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상의

권리나 시민들의 교양,

인권의식, 도덕적 배려 따위에

기대지 않고도, 그 어떤 규범에

의존하지 않고도

사람들 사이에서 존중받고,

호감의대상이 되고,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지고

싶었다.

 

p294

부모는 우리를 깊이

사랑하지만 우리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데는

실패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장애가 없는 부모들은

장애가 있는 자녀와

국적, 언어, 성격이나

외모의 유전적 특질 등

많은 부분을 고유하겠지만

장애를 공유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간혹 부모가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의 경험을

수백 킬로미터 밖에서

살아가는 낯선 사람에게서

이해받는다고 느낀다.

 

p304

비장애인들의 비하와 멸시 속에서

장애 정체성의 인정에만

몰두할 때 장애가 없는

다수의 구성원들은 인정

투쟁의 도구로 전락한다. 또한

장애인은 그 자체로 삶이

힘들기 때문에 다른 책임에서

면제되어도 좋다는 의식은

정치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우리가 힘겹게 도달해온

그 지위를 다시 무색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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