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의 언어
공감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고
공격할 수도 있는
신중 해야만 하는 것
장한업 240 아날로그(글담)
p22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라고
말하며 인간이 사고는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은
우리라는 표현을 통해
사고의 울타리도 함께 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울타리는
울타리 안의 사람과
울타리 밖의 사람을
갈라놓습니다. 이때 울타리는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보호막이 되지만
그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차단막이 됩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박노자는 이미
이런 점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한국인은 ‘우리 것’은 본래 좋고
우월한 것이며
우리 속에 사는 ‘나’는
별로 잘난 게 없어도
우리에 속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당히 잘 난 것처럼
여긴다고 지적했지요.
그는 또 한국인이
우리와 관련이 있는 것은
모두 도덕적이라 여기는 반면에
‘그들’의 도덕성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도
말했습니다.
p57
이런 집단주의가 그 자체로
나쁜 것은 아닙니다.
1997년에 모든 사람이
집에 있는 금붙이를 들고나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조했던 것처럼
국가나 사회가 위험에 처했을 때
그것을 극복하게 해주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집단주의는
다른 집단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조장하는 역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개인의 개성과 창의력을
완전히 매몰시키고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국내 외국인들을 동화시키고 하지요.
그리고 이런 집단주의는
한국인이 독특한
민족의식과도 연결됩니다.
p200
음식을 예로 들어 볼까요?
베트남 쌀국수의
베트남식 명칭은 퍼입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이 퍼를
아침에 주로 먹습니다.
쌀가루로 만든 국수에
육수, 고기, 칠리소스, 라임 즙,
고수 등을 넣어 먹지요.
지역에 따라 조리법이 다른데
쌀국수에 쇠고기를 얹으면 퍼보,
닭고기를 얹으면 퍼가라고 합니다.
~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퍼와 스파게티는
각각 베트남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인데 우리는 왜 퍼는
‘쌀국수’라고 부르면서 스파게티는
‘스파게티’라고 부르는 걸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이 문제가 베트남과
이탈리아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베트남은 못사는 나라,
이탈리아는 잘사는 나라라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이런 이분법적인 시각과 편견이
음식 이름에도 투영된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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