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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달3

풍성한책방 에세이 :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유희경,아침달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 유희경 318 아침달 당신에게/적요란 참 오래된 것이지요. 그것은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아니 인간의 짧은 역사로는 가늠할 수 없는 때부터 있었던 현상. 아무것도 없다가 조금씩 드러나는 어떤 감정. 그 감정의 낱말들. 익숙한 듯 낯선, 처음인 동시에 처음이 아닌 그런. Ⅰ. 밤의 낱말들제1부낯설고 먼 곳의 오래된 성당에서 손금/나는 궁금하지 않았다.시간이 어떤 모양으로 다가올지에 대해서. 졸음/아득해졌다. 모든 것이 고요하다. 나는 자리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건 아주 작은 조각구름과 같아 보이기도 하고 적적해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니 아득해졌다는 표현이 아니고서는 그때를 설명할 수 없다. 불안/괜찮다가 아니라 괜찮지 않다가 되어서 그림자를, 딱 그만큼의 그림자를 만.. 2024. 5. 3.
풍성한책방 시 : 숨쉬는 무덤, 김언,아침달 숨쉬는 무덤 김언 아침달 시인의 말- 삼십년 만에 첫 비, 하고 쓴다. 그사이 내리던 비를 모두 무시하고 내리는 비. 내리는 비를 피해 뛰어 가는 사람들의 당황이 모두 처음 같다. 모두 처음 보는 얼굴이다. 1부 이명- 한번도 이름을 밝힌 적이 없는 벌레들이 죽은 듯이 알을 까고 죽은 듯이 알을 깨고 나와 귓속에서 눈 속으로 눈 속에서 다시 더러운 내 눈을 들여다본다 2부 몰라도 되는 것들- 내가 이때까지 신주처럼 모셔왔던 것들 도대체 모순이 없는 것들 내 안에서 가장 완벽한 것들 세상에서 나만 알고 있는 것들 이라고 믿어왔던 것들 3부 호수 여행- 나 오늘부터 호수 여행을 떠나요 당신의 아픈 호수 속으로 내몸을 밀어 넣어요 영혼은 자두나무 꼭대기에 걸어두고 나 오늘부터 여행을 떠나요 가물치보다도 긴 여.. 2024. 3. 10.
풍성한 책방 : 나는 이름이 있었다 오은 아침달 시인의 말-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오해했습니다. 사람이라 이해하고 사람이라 오해했습니다. 사람을, 마침내 사람됨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 건강하세요. 저는 이제야 겨우 아들이 되었습니다. 큰사람- 화장실 거울 앞에서는 입에 문 칫솔처럼 더없이 작아지는 사람 치약 거품처럼 별수 없이 삐져나오는 사람 서른- 나이를 먹어도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 병에 걸렸다 물방울효과- 물방울 한 점에 대해 생각한다. 바다 위에 떨어진 한 점의 물방울에 대해. 그 물방울은 너무도 견고해서 결코 바닷물과 섞이지 않는다. 바다의 일부분이 되길 거부한다. 물방울은 사실 그 어디에도 속할 생각이 없다. 끝끝내 자기 자신으로 남길 원할 뿐이다. 물방울 한 점은 파도를 넘고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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