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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아침달
시인의 말-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오해했습니다.
사람이라 이해하고
사람이라 오해했습니다.
사람을, 마침내
사람됨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 건강하세요.
저는 이제야 겨우
아들이 되었습니다.
큰사람-
화장실 거울 앞에서는
입에 문 칫솔처럼
더없이 작아지는 사람
치약 거품처럼
별수 없이 삐져나오는 사람
서른-
나이를 먹어도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 병에 걸렸다
물방울효과-
물방울 한 점에 대해 생각한다.
바다 위에 떨어진
한 점의 물방울에 대해.
그 물방울은 너무도 견고해서
결코 바닷물과 섞이지 않는다.
바다의 일부분이 되길 거부한다.
물방울은 사실
그 어디에도 속할 생각이 없다.
끝끝내
자기 자신으로 남길 원할 뿐이다.
물방울 한 점은
파도를 넘고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바다 위를 훌훌 떠다닌다.
그저 떠다닐 뿐이다.
스스로를 일으키는 기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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