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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나는 이름이 있었다

by 풍성한 그림 202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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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아침달

 

시인의 말-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오해했습니다.

사람이라 이해하고

사람이라 오해했습니다.

사람을, 마침내

사람됨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아빠, 건강하세요.

저는 이제야 겨우

아들이 되었습니다.

 

 

큰사람-

화장실 거울 앞에서는

입에 문 칫솔처럼

더없이 작아지는 사람

치약 거품처럼

별수 없이 삐져나오는 사람

 

서른-

나이를 먹어도 먹어도

소화가 안 되는 병에 걸렸다

 

물방울효과-

물방울 한 점에 대해 생각한다.

바다 위에 떨어진

한 점의 물방울에 대해.

그 물방울은 너무도 견고해서

결코 바닷물과 섞이지 않는다.

바다의 일부분이 되길 거부한다.

물방울은 사실

그 어디에도 속할 생각이 없다.

끝끝내

자기 자신으로 남길 원할 뿐이다.

물방울 한 점은

파도를 넘고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바다 위를 훌훌 떠다닌다.

그저 떠다닐 뿐이다.

스스로를 일으키는 기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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