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코넬리 607 랜덤하우스
p13
죽음이 내 생업의 기반이다.
내 직업적인 명성의 기반도
죽음이다. 나는 장의사처럼
정확하고 열정적으로 죽음을 다룬다.
상을 당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슬픈 표정으로
연민의 감정을 표현하고,
혼자 있을 때는 노련한 장인이 된다.
나는 죽음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죽음을 다루는 비결이라고
옛날부터 생각했다.
그것이 법칙이다.
죽음의 숨결이 얼굴에 닿을 만큼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게 하면
안 된다.
p115
검은 얼음을 내려다보며 나는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호수에 사는 물고기들 중
어떤 녀석들은
겨울에 꽁꽁 얼었다가
봄에 호수가 녹으면
순식간에 잠에서 깨어난다는 얘기였다.
그 말이 사실인지 궁금해졌다.
사람이 그 물고기들처럼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p187
이제 언론계에 이타주의는
별로 없었다. 기사를 쓰는 것이
공공서비스라는 의식도 없고,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경쟁이었다.
신문사들은
저마다 기사를 잡으려고
이전투구를 벌였다.
연말에 발표되는
퓰리처상 수상자 명단도
지대한 관심사였다.
이건 비관적인 생각이었지만,
나처럼 이 바닥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냉소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p208
그날 밤 나는
그 꿈을 다시 꾸었다.
자꾸만 반복되는
내 평생의 유일한 악몽,
언제나 그렇듯이 꿈속에서 나는
얼어붙은 거대한 호수를
걸어서 건너고 있었다.
내 발밑의 얼음은 검푸른 색이었다.
사방 어디를 봐도
호수만 한없이 펼쳐져 있었다.
수평선은 모조리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하얀색으로 타올랐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p386
할리우드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청소부 살인사건 용의자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기사를 읽다 말고
치워버리려는데 순간적으로
호러스 곰블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이 기사에 따르면,
청소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레이포드에서 곰블과 함께 복역했으며,
심지어 모종의 법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곰블을 도와준 적도 있다고 했다.
이 부분을 두 번째로 읽는 동안
내 머리가 정신없이
돌아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되었다.
p505
초현실적인 광경이었다.
사람들이 가게 안을 뛰어다니며
고함을 질러 댔다.
이미 죽은 사람과
죽어가는 사람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귀가 윙윙 올리고 손이 욱신거렸다.
모든 것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았다.
적어도 지금
내 기억 속에 저장된 모습은 그렇다.
겉표지 뒷장
로키 마운틴 뉴스의 사회부 소속이자
살인사건 기획 기사 전문기자인
잭 매커보이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쌍둥이 형이자 경찰인
숀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잭은 슬픔에 잠긴 가족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경찰관 자살에 관한
기획 기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전국 경찰관 자살 사건 조사 중
형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의 문구가
에드가 앨런 포의 시구이고
또 다른 경찰관 자살사건 속에서도
포의 시가 발견되자 잭은
자살로 위장한 연쇄살인범의
소행이 아닐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가장 연관성이 높은
몇 건의 자살 사건을 추려낸 잭은
이 사건들이 일련의 패턴
-엽기적인 성범죄 살인사건
담당 경찰관의 스트레스성 자살-을
보이고 있음을 알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범인을 쫓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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