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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성한 책방 :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by 풍성한 그림 202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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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 199 문학동네

 

p70

나는 내 친구들에게

자잘한 선물 주는 걸 좋아한다.

취향이 까다로운 아람이 말고는

다들 내가 준 선물을

대체로 마음에 들어 하는 편이다.

무리하는 건 아니다.

학원 안 다니지,

간식이나 화장품 사는 것 말고는

용돈을 쓸 곳도 없지,

그러니 나는 친구들을 위해

마음껏 선물을 살 수가 있다.

 

p127

비가 갠 운동장은 조용했다.

청정한 하늘을 가르며

새들이 날아갔다.

저쪽 스탠드에 아람이,

병희, 설아가 서 있었다.

나는 터벅터벅

친구들을 향해 걸었다.

설아가 제일 먼저 나를 발견했다.

내가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설아도 손을 흔들었다.

멀지 않은 거리. 그런데

친구들의 분위기가 묘했다.

나를 바라보는 아람이와 병희의 표정,

설아의 알 수 없는 미소,

뭐지? 내 얘기를 하고 있었나?

 

 

 

뒤표지

이모티콘과 함께 문자를 보냈다.

답문은 없었다. , 괜찮다.

어차피 마지막 문자는 늘 내 몫이니까.

 

원래 그렇다. 누구 한 명이

그 애 좀 이상하지 않아?’

이렇게 씨앗을 뿌리면,

다른 친구들은

이상하지, 완전 이상해.’라며

싹을 틔운다. 그다음부터 나무는

알아서 자란다.

좀 이상한 그 애로 찍혔던 아이는

나중에 어마어마한 이미지의

괴물이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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