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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존슨 122 문학동네
p48
폐허가 된 지역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심장에 고인 슬픔이 검게 변해서
정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그곳에
실제로 뭉쳐 있던 덩어리에서
정신 나간 희망이 만들어낸
모든 생각이
불에 타 사라지는 것 같았다.
p56
주위의 땅이 치유되는 중이었다.
불에 탄 자리에 난 잡초들과
뱅크스소나무가
허벅지 높이까지 자랐고,
소나무 꽃가루가
살짝 겨자색을 띠는
안개처럼 바람에 실려
계곡을 떠다녔다.
p78
혼자 침묵 속에서
두어 달을 보낸 뒤에는
꿈에 모닥불만 나왔다.
잠들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모닥불을 보살피는 모습.
그가 부지깽이로 사용하는
불탄 로지폴소나무 막대기와
손은 검은 실루엣만 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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