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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173 문학세계사
1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2 슬픔이 나를 깨운다
3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4 나는 침울한, 소중한 이여
5 자명한 산책
6 리스본行 야간열차
부푼 돛 중
바람 소리를 들으니 가슴이
돛처럼 부풀고 설렌다
가을날 중
죽음이 시체를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애도 속에서 질겨지는 시체들을.
뒷표지
박혜경 문학평론가
오랫동안 황인숙의 시들은
내 마음속에 발랄함과 경쾌함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아 왔다.
이를 테면 “벌판을 뒤흔드는/
저 바람 속에 뛰어들면/
가슴 위까지 치솟아오르네/
스커트 자락의 상쾌!”
(바람부는 날이면)와 같은 시에서
느껴지는 경쾌하게 솟구치는
희열감 같은 것 말이다.
황인숙의 시에서 이러한
희열감은 종종 시인의 몸,
혹은 사물들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약동하는 소리들을 수반한다.
시인은 무엇보다
말을 통해 세상을 꿈꾸고
노래하는 사람이다.
바늘 끝처럼 날카로운 눈으로
취할 수 있는 쾌락을
찾아 헤매는 시인은
불감증에 빠진 말과도
관능적인 사랑의 순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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