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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성한 책방 : 호텔선인장

by 풍성한 그림 202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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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180   소담출판사

 

계기

모자와 오이는 동이 틀 무렵까지

2의 방에 있었습니다.

2는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술안주를 준비하고,

모자가 흘린 담뱃재도 닦아가며,

자몽 주스를 마시면서

어울렸습니다. 2에게

친한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모자와 오이는 2

첫 방문객이었습니다.

2는 자신의 방에 손님이 있다는 것이

그리 나쁘지 않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세 사람의 방

2는 머리가 혼란스러웠습니다.

모자와 오이가 찾아왔을 때

무척 기뻤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갑자기 텅 비어버린 방안이

너무 쓸쓸해서 당혹스러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2

자신이 그 두 사람의 방문을

기뻐하는 건지 불편해하는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지을 수 없었습니다.

 

도박

경마장 건물은 약간 더러움이 탄,

분홍색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2의 눈에는

마치, 학교처럼’, 오이의 눈에는

쥐가 있을 듯한 분위기’, 그리고

모자의 눈에는

무척 사랑스럽게보였습니다.

 

지금 이곳에 필요한 것

세 사람은 저마다의 생각대로 외국

그려 봅니다.‘ 아침나절의 빵집에는

갓 구워낸 빵이 진열되어 있을 거야.’

네온 불빛이 아름답게 깜박이는

카지노가 있고. 그곳에서

밤새워 내기를 할 수 있어.’

서커스 극장이 있고, 그곳의 단장이

나를 스카우트할지도 몰라.’

 

사랑

한 사람은 좀 경박하고,

또한 사람은 지나치게 우유부단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너무 너절해서 말이이에요.”

세 사람은 아연실색했습니다.

 

어느 일요일의 발견

주변 사람들이며 새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상상해 보기로 합니다.

~ 실제는 다르다, 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자신들 뿐이라고 생각하니,

2와 오이는 이상하리만치

유쾌한 기분이 들어

키득키득 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흉금

세 사람은 바야흐로

친한 친구사이였지만,

2와 모자에겐 각기 다른

두 사람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딱히

비밀이라고 할 만큼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어쩐지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오이의 사는 보람

햇살 아래서 땀 흘려 일하고,

그 결과 얻은 돈을 부모님께 보낸다.’

이 일은 오이에게

크나큰 기쁨이었습니다.

물론, 오이의 부모님으로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의 생일

숫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여동생이 무사하고,

생일에 가족 모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니,

2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기기로 했습니다.

 

음악

평소 자신의 방에서 이 곡을 들을

때는, 곁에 누나가

있어 주는 것만 같아

행복한 기분이 들지언정 지금처럼

슬퍼지는 일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도둑

도둑맞고 싶지 않은 물건이

전혀 없다는 것도,

딱하다면 딱한 거야.

 

시인 놀이

시인은 오이에게 특별히 좋은 인물도,

되고 싶은 인물도 아니었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시인이 돼버렸습니다.

놀라운 일이야.”

오이는 혼잣말을 했습니다.

 

모자의 추억

마당에는 언제나

검은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자는 이 검은 고양이에게

추억을 들려주었습니다.

 

잠 못드는 밤

매일 밤 잠들기 전에 마시는

따뜻한 차도 마셨고,

잠옷을 입고 이를 닦고,

좋아하는 옥색의 이불 속에

쏙 들어가 있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오이의 귀향

도회지를 동경해서 친족회의 끝에

도시로 나간 오이입니다.

나흘이 한계였습니다.

그래서 세 사람은

돌아가기로 합니다.

자신들의 생활이 있는 거리,

그 아파트가 있는 거리로 말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

세상은 변하는 거야,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난 여행길에 나섰어. ‘모자

한곳에 안주하여 살 수 있는 게 아냐,

그건 사실,

아주 오래전에 알았으면서,

어쩐 일인지

지금까지 잊고 있었어…….

 

첫눈

저녁이었습니다.

아파트 밖에서는 그 해 처음,

작은 눈송이가

잿빛 하늘에서

내려오는 참이었습니다.

 

야단법석 떨기

오이는 즐거워서 뺨에

홍조를 띠고 2

익숙지 않은 핫 위스키 탓에

눈 밑에 붉어져 있습니다.

모자는 평소와 다름없는

안색이었지만, 2와 오이를

무사히 데려갈 책임이 있는 양

느껴졌기에 조금 피곤했습니다.

 

약속

그것은 처음에는

부자연스럽고, 왠지 모르게

어색한 일이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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