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보니것 143 문학동네
p13
어떤 주제라도
웃음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심지어
아우슈비츠의 희생자들 사이에도
아주 소름끼치는
웃음이 있었으리라.
유머는
두려움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다.
프로이트는 유머가
사람이 좌절했을 때
생겨나는 몇 가지 반응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p50
이쯤에서 진실을 밝혀야겠다.
사실 이건 TV 뉴스도 아닌데 뭐,
내가 생각하는 진실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중독 사실을 부인하는
중증의 화석연료 중독이다. 그리고
금단 현상을 코앞에 둔
많은 중독자들처럼
우리 지도자들을
남아 있는 소량의 약물을
긁어모으기 위해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p84
설득력 있는 억측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거의 모든 지도력의 핵심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갑자기 인류의 손에 들어온
모든 지식을 무시하고
과거의 억측에 계속 매달리는 것도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워싱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시끄럽고
가장 무식하면서도
거만한 억측이 판을 치고 있다.
우리 지도자들은
과학과 학문과
학술연구가 인류에게 선사한
그 모든 시작에
넌더리가 난 모양이다.
p116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제외하고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가장 큰 실수는
시간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
우리는 시계와 달력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시간을
소시지처럼 일정하게 자른 다음,
마치 그것들이
우리의 소유물이고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것처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인다 –
가령 1918년 11월 11일 오전 11시
(1차 대전이 끝난 순간) -
그러나 실제로 시간은
수은 덩어리처럼 잘게 부서지거나
순식간에 증발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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