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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i에게

by 풍성한 그림 202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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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102   아침달

 

시인의 말

한사람이 불면의 밤마다

살아서 갈 수 있는 한쪽 끝을 향해

피로를 모르며 걸아갈 때에

 

한 사람은 이불을 껴안고

모로 누워 원없이

한없이 숙면을 취했다

 

이 두 가지 일을

한 사람의 몸으로 동시에

했던 시간이었다.

 

그 좋았던 시간에 대하여

동그란 보풀이 될 수 있다는 믿음

Mean Time Between Failures

    평균 고장 간격

 

 

남은 시간

휘파람을 불거나 씩씩대거나

꽥꽥 노래도 불렀지만

기도는 하지 않았다

야유를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바깥의 우리

우리는 등을 보이지 않을려다

곧 얼굴을 다 잃어버렸다

 

기나긴 복도

너는 잠들지 않고 싶다

너는 꿈꾸지 않고 싶다

나는 그 심정을 모를 수가 없으나

모르고 싶다

 

 

 

뒷표지

우리는 서로 뒤쪽에 있으려 한다

 

표정은 숨기며

곁에는 있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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