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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이런 이야기는 좀 어지러운가

by 풍성한 그림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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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계영    147    문학동네

 

시인의 말

마지막 페이지에 수록된 시는

시인의 말을 쓰다가 완성해 버린 것이다.

하고 싶은 말에 거의 다 도달했을 때,

단어가 바닥나버렸다.

종종 이런 일이 벌어지곤 했다.

 

1부 우리는 시끄럽고 앞뒤가 안 맞지

2부 손까지 씻고 다시 잠드는 사람처럼

3부 이렇게 긴 오늘은 처음입니다

4부 별 뜻 없어요 습관이에요

 

 

 

진술서

-

누군가 웃었던 것 같은데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를 이어

죽음을 푹푹 퍼올린 것 같은데

 

기림을 보여주는 사람은 난장이를 숨긴다

-

그는 난장이를 숨기기 위해

앞마당에 구덩이를 팠다

삶을 너무나 소중히 다룬 나머지

인간이 만들어놓은 지옥처럼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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