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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성한 책방 : 죄의 궤적1

by 풍성한 그림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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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398  은행나무 

 

p15

들은 말을 금방 잊어버리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특수학급에 들어가

아이들과 다른 수업을 받았다.

학교에서는 놀림을 받은 일은 없었지만,

졸업하고 취직을 하자마자

거치적거리는 존재가 되어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이 섬으로 돌아온 것도

집단으로 취직한

삿포로의 부품공장에서

해고되었기 때문이다.

 

p58

하늘이 급속히 어두워지고

이번에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아카이가 말한 일기예보가

완전히 거짓말이었다는 게 분명해졌다.

경유라고 속이고 바닷물을 넣어놓고,

거칠어질 예정인 바다로 내보낸다.

이건 더할 나위 없는 살인 계획이다.

배는 한시도 쉬지 않고 흔들렸다.

 

p148

상경한 지도

슬슬 한 달이 지나려 하고 있었다.

우노 간지는

청결한 와이셔츠와 바지를 입고

머리를 삼대 칠로

가지런히 가르마를 갈라

인상이 완전히 변해 있었다.

요전에는 가미나리몬 앞에서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처럼 보이는 중년 부부가

아사쿠사역이 어디입니까?”라고 물어서

자신이 도쿄 사람으로 보였나 싶어

기분이 좋아졌다.

 

p208

야쿠자풍의 남자가

이런저런 것을 물어보더라고,

이름은 뭐냐,

언제 어디서 왔느냐,

지금 사는 곳은 어디냐,

언제부터 빈집 털이를 했느냐,

무서웠으니까 솔직하게 대답했어.

그랬더니 남자는

용서해줄 테니까 나가라고 하더라고.

나는 귀를 의심했지.

훔친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가 해서 말이야.

남자는 없었던 일로 해줄 테니까

지금 당장 시골로 돌아가.

두 번 다시

이 주변을 얼쩡거리면 안 돼.

다음에 보이면

죽여버릴 테니까라고 하는 거야.

나는 아아, 살았다,라고 생각했지.

 

p257

소년 심판 기록을 읽어보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만,

간지는 불쌍한 아이입니다.

사생아로 태어나

친척 집을 전전하게 되었고…….

다섯 살부터는 어머니가 거두어

삿포로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만,

그때 결혼했던 남편이라는 작자가

어쩔 도리가 없는 남자였습니다.

뭐 기둥서방이지요.

징계라고 하며 간지한테

폭력을 휘두른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 남자는 돈이 궁하면

간지를 시켜

자해 공갈을 했습니다.”

 

p337

범인으로부터

두 번째 전화가 걸려 온 것은

108일 오전 1113분이었다.

전화를 받은 것은

유괴된 요시오의 아버지로,

스즈키 상점의 주인 스즈키 하루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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