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 438 은행나무
p7
싸늘한 공기가 기분 좋기도 해서
미키코는 평상에 앉아 신문을 펼쳤다.
1면에는 「도쿄 국제스포츠대회,
드디어 개막」이라는 큰 제목이
흔들리고 있었다.
도쿄 올림픽의 리허설로 자리매김한
국제 대회가 내일부터 개막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선수들이
초청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일주일 동안
도쿄는 엄중한 경계 태세가
유지되는 것이다. 혹시
어젯밤 경찰의 일제 수색도
그 일환인 것일까.
p57
‘아사쿠사에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 유괴’라는
커다란 활자가 비뚤거리고 있다.
사진은 피해자인 스즈키 상점 부부의
아주 초췌한 얼굴이 게재되어 있었다.
매스컴은 기자회견 후
자택으로 몰려간 것인가.
오치아이는
게재 된 사진에 충격을 받았다.
관할서의 누군가가 안내하지 않았을까.
아마 수사본부도
마음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피해자 가족의 보호를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지면에는
「몸값 50만 엔 범인에게 빼앗기다」
「경찰,
몸값 수수 현장에서 범인을 놓치다」라는
표제도 있었다.
p112
“우노 간지와 관계가 있었던 것은
사무실에 기거하며 집일을 처리하는
똘마니 조직원들로,
그중에서도 마치이 아키오라는 남자가
보살펴주고 있었다고 합니다.
마치이는 예의 그 인도 금화 건으로
어제까지 미나미센주서에서
임의로 조사를 받았습니다만
완전히 묵비권을 행사했는데,
임의로 이틀 밤이나 조사하는 것은
안 좋을 거라고 해서
이미 석방했습니다.”
p178
아침은 잡거 감방에서 먹었다.
보리밥과 된장국, 정어리와
계란말이라는 관식이었다.
간수에게
“끓인 물 좀 줄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한 유치인이
“너는 몇 번째야?”하며
쓴 웃음을 지었다.
유치장에서 차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을 마치자
곧바로 간수가 번호를 불러
간지는 방을 나갔다.
p245
현장검증은 정오까지 이어졌고
간지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을 했다.
도중부터 기분이 고양되어
지금까지 했던
빈집털이 이야기까지 했다.
p324
머리 위에 공중보건 간호사 같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후 사무관의 얼굴이
검은 그림자가 되어 덮여왔다.
“805호, 일어나 수 있겠어?
일어날 수 있으면
나리모토 검사실로 돌아가야지.”
“예, 알았어요…….”
기절하여 해방되었나 싶었으므로
간지는 맥이 풀렸다.
다만 몸이 묘하게 가볍고
뭔가 껍데기를 벗은 듯한
상쾌함이 들었다. 이런 감각은
처음이었다. 공포심도 없었다.
p404
간지는 문득 생각나
열차 뒤쪽으로 향했다.
좌우로 흔들리며 통로를 걸어
침대칸으로 들어가자,
침대는 대부분 승객들로 차 있고
각자가 제각각의 자세로
편히 쉬고 있었다.
그중에는 이미 커튼을 닫고
자고 있는 승객도 있다.
그 침대의 통로 쪽에는
신발이 늘어서 있었다.
간지는 태연한 얼굴로
운동화 한 켤레를 들고 발길을 돌렸다.
연결부에서 장화와 갈아 신었다.
치수가 딱 맞았다.
자신은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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