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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성한 책방 : 맛

by 풍성한 그림 202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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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  342  교육서가

 

목사의 기쁨

그는 길에서 벗어나

풀밭을 걷기 시작했다.

금화 사이를,

금화 위를 걸으며,

금화가 발에 차일 때 나는

짤랑거리는 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달리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성직자는 뛰는 법이 없었다.

그들은 천천히 걸어다녔다.

보기스, 냉정을 유지해라,

보기스. 서둘 것 없다.

 

손님-

우리는 굽이를 돌았고……

과연 집이 나타났다!

나는 눈을 깜빡이며

앞을 뚫어져라 보았다.

정말이지 처음 몇 초간은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눈앞에 하얀 성이 보였다.

진짜 성이었다.

높고 하얀 성이었다.

둘레에는 작은 탑과 망루,

뾰족탑들이 달려 있었다.

헐벗은 노란 산의

타는 듯이 뜨거운 산자락에 조성된

녹지 한가운데

마치 동화 속의 성처럼 서 있었다!

 

-

리처드 프랏은 유명한 미식가였다.

그는 식도락가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모임의 회장으로, 매달 혼자서

음식과 포도주에 관한 작은 책자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돌렸다.

화려한 요리와 진귀한 포도주가

나오는 식사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미각이 상할까봐 담배는 피우지 않았다.

포도주 이야기를 할 때면

마치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이런 묘한 습관은

약간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항해 거리-

으스대는 사람들 가운데 다수는

괴로움을 느끼는 소수를 괴롭히기 위해

음식과 날씨를 가지고 농담을 했다.

배의 움직임은 점점 더 거칠어졌다.

처음 옆질을 한다는 느낌이 들고 나서

불과 오륙 분밖에 흐르지 않았는데도

배는 심하게 좌우로 흔들렸고,

승객들은 모퉁이를 도는

차에서 원심력에 저항하듯

의자 위에서 몸에 힘을 주고 있었다.

 

 

빅스비부인과 대령의 외투-

참 이상한 일이었다.

대령을 보고 난 뒷면

남편이 얼마나 작아 보이는지,

대령은 몸집이 아주 크고

털이 빳빳했다. 옆에 가면

고추냉이 냄새가 희미하게 풍겼다.

반면 남편은 작고,

단정하고, 앙상했다.

정말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환자들을 생각해서 입에서

향긋한 냄새가 풍기도록 빨고 다니는

박하사탕 냄새뿐이었다.

 

남쪽 남자-

내 말을 들어보시오.

좀 재미있게 해봅시다.

제대로 내기를 해보는 거야.

호텔에 있는 내 방으로 올라갑시다.

바람이 없는 방으로 말이오.

나는 젊은이가 그 방안에서

이 유명한 라이터를 켠다 해도,

열 번 켤 때

열 번 다 성공할 수는

없다는 쪽에 걸겠소.

 

정복자 에드워드-

루이자의 요리 솜씨는

그저 그런 수준이었다.

수플레라면 늘 괜찮게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수준도 안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특별한 신경을 써서

오븐이 정확한 온도로

달구어질 때까지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녀는 수플레가 구워지는 동안

함께 내놓을 것을 찾아보았다.

순간 리스트가 평생

아보카도나 자몽은

맛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 그의 반응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피부-

그는 화랑을 좋아했다.

이 화랑은 진열장에

단 한 점의 유화만 전시해놓고 있었다.

노인은 걸음을 멈추고

잠시 그림을 보다가

몸을 돌려 다시 발을 떼어놓으려 했다.

순간 노인은 멈칫하더니,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뭔가가 석연치 않았다.

기억의 움직임 때문이었다.

먼 과거의 언젠가,

어디선가 보았던 것에 대한 기억,

노인은 다시 그림을 보았다.

풍경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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