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책방 : 독 초콜릿 사건

앤서니 버클리  387  엘릭시르

 

p10

로저는 이 모임의

발기인의 자부심을 제외하더라도

자신의 주장에 대해

나름 근거를 갖고 있었다.

이 매력적인 범죄 연구 만찬회는

아무에게나 개방된 자리가 아니었다.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서

살인 사건에 대한 흠모의 감정을

천명한다 한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남녀를 막론하고

자신의 범죄학적 재능이

이 모임에 훌륭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했다.

 

p57

경찰의 추론은 그릇된 게 분명했다.

이 사건은 미치광이가 어쩌다 저지른

우연한 살인 사건이 아니었다.

특정 인물이 유스터스경을

상에서 제거할 목적으로

체계적으로 꾸민 일이었고

범인에게는 범행을 저지를 뚜렷한

동기가 있는 게 분명했다.

대부분이 살인 사건이 그렇듯

이 사건 역시

동기를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p120

살인이라는 행위 자체의 끔찍함이나

그에 따르는 공포를 제외하면,

그게 아주 흔해빠진 것이든

굉장히 추악하든 상관없이,

그 사건 안에는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그 어떤 상황보다도

훨씬 강력한 극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p197

책에서는 굉장히 쉬운 일입니다.

책 속에서 작가는

발견되기를 바라는

단서들의 수를 명확히 정해놓고

탐정으로 하여금

발견하도록 하면 족할 뿐,

다른 일은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p276

우리는 굉장히

위대한 범죄자를 상대하고 있습니다.

어떤 점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클럽에 간 시간도

그렇습니다. 그는 이상할 정도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클럽에 도착했는데,

그에게 범죄 계획이 없다면

왜 그렇게 클럽에 일찍 들렀을까요?

밖에서 기다리다가

공범으로 점찍은 사람을

따라 들어가지도 않았습니다.

의심을 살 만한 짓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p366

이제 고백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회장님께서 처음에

이 실험을 제안하셨을 때

저는 대경실색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탐정 일을 해본 경험도 없고

어떻게 조사에 착수해야 하는지도

몰랐거니와.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추론도 세울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