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별아 412 예담
조금 덜 아프고 조금 덜 외롭게
나와 함께 울어주고 내 삶을 일으켜준
위로와 희망이 문장들
p11
‘감사하다’의 반대말은
‘감사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당연하게 여긴다’이다.
무언가를 누리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면
뻔뻔해진다.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더 많이 누리지 못함을 불평한다.
삶이 당연해지면 이윽고 지루해진다.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
더 자극적인 오락을 찾아 헤맨다.
기적을 믿지 못하기에
기적을 모사한 ‘한탕’을 꿈꾼다.
p45
삶이 고통스럽기에 웃어야 한다.
고통스러울수록 더 웃어야 한다.
내가 약해서 웃어야 하고,
상대가 악해도 웃어야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웃는 사람이
강한 것이다.
진짜 승리는 그곳에 있다.
p100
가족이라는 사회 구성단위는
그 자체가 모순적이다.
힘이면서 짐이고,
자연적이고 근본적인 듯하면서
인위적이고 의무적이다.
가족의 갈등과 해체가 문제시될수록
한편에서는
가족의 신성불가침성이 강조된다.
p164
전정한 현실주의자는
이상을 잃지 않는다.
잊지도 않는다.
이상은 본디 있어야 할 바로
그 자리에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
그것을 바라보면
방향을 가늠하고 길을 찾는다.
이미 충분히 속되고
상스러운 세상에서
스스로를 지킬
작은 성 하나 짓지 못한다면
실존은 얼마나 위태로울 것인가?
p212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지 않았다면,
희뿌연 안개에 갇혀 헤매지 않았다면,
주린 배를 움켜잡고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았다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방도를 구하기 위해
그토록 애쓰지 않았을 것이다.
p276
고독은 민낯으로 만나야 한다.
민낯이 아니라면
고독의 본령에 닿을 수 없다.
아름답지 않고 때로,
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독이 신봉자로서 감히 말하자면,
정녕 평화로울 것이다.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고독을 권한다.
p329
사람은 이해받고
사랑받을 때 가장 빛난다.
그리고 그 빛을
다른 누군가에게 나눠줄 줄 안다.
개인은 작고 그 힘은 미약하다.
하지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는
촛불도 횃불만큼이나 크고 환한 빛이다.
p380
한국 사회는
타인의 삶과 타인의 취향에
그리 너그럽지 않다.
강제적인 교훈의 감옥에서
영혼 없는 당위,
남의 것만 같은 선善과
정의를 수업받는다.
그래서 배우고 가르치는
즐거움을 느낄 리 없다.
감당할 만큼의 잘못을 지적하고
따를 수 있을 만큼의
선을 가르치는 일은
옳음을 넘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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