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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 텔레헨 102 아르테
정유정 옮김/김소라 그림
귀뚜라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오래된 분노 상자를 가져와 열고,
그 속에 담긴 분노를
수천 조각으로 갈기갈기 찢어
하나하나 땅에 묻었다.
만약 누군가
그 분노 조각을 발견하더라도
조금은 화가 날 수 있겠지만,
결코 크게 분노하거나 격노하지는 않도록.
나는 바로 지금 존재할 뿐인데,
나중으로는 가본 적이 없고,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어,
다람쥐는 항상
자기 자신보다 앞서 나갔던 생각들을
더 이상 좇을 수가 없게 되자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그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이불을 덮으며 중얼거렸다.
“지금이 아니면 아무 때도 아닌 거야.”
뒤표지
“네가 보고 싶은 건 아니야,
그래도 안부는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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