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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성한책방 : 우리들의 시대에

by 풍성한 그림 2023.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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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헤밍웨   233   시공사

 

스미르나의 부두에서-

그가 말했다.

가장 고약한 건,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들이었어.

그들은 절대 죽은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어.

 

인디언 캠프-

그들은 배에 앉았다.

닉은 이물에 앉았고,

아버지는 노를 저었다.

언덕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고,

농어가 원을 그리며

호수 위로 뛰어올랐다.

닉은 물상에 손을 넣었다.

싸늘한 아침 기온 탓인지

물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의사와 의사의 아내-

성경 말씀을 잊지 마요.

제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탈취하는 것보다 낫다.

아내가 말했다.

그녀는 크리스천 사이언스 교도였다.

어두운 그녀의 방 침대 옆 탁자에는

성경과 과학과 건강,

그리고 교회 잡지가 놓여 있었다.

 

무언가의 종말-

그는 오랫동안 그렇게 누워 있었다.

잠시 후 빌이 숲 속 공터를

헤매는 소리가 들렸다.

빌이 모닥불로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도

가만있었다. 빌도 그를 건드리지 않았다.

 

사흘간의 폭풍-

이제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바람이 그의 머릿속에서

잡념을 몰아내주었다.

토요일 밤에는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권투선수-

남자는 닉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불빛에 그 남자의

일그러진 얼굴이 드러났다.

코는 내려 앉았고, 눈은 찢어졌으며,

입술은 뒤틀려 있었다.

그 모든 것을

한꺼번에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그의 얼굴이 이상하게 변형되어 있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마치 부서진 것을

접착제로 다시 붙여 놓은 것 같았다.

마치 죽은 사람 같았다.

 

아주 짧은 이야기-

그들은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지만

결혼 예고를 할 시간도 없었고,

둘 다 출생증명서도 없었다.

 

병사의 집-

저녁에는 클라리넷 연습을 하고,

시내를 거닐고,

책을 읽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두 여동생에게 그는 아직 영웅이었다.

어머니는 그가 원하면

침대로 아침식사를 가져다주었는데,

그때마다 전쟁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그의 말을 집중해서 듣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아예 그에게 관심도 없었다.

 

혁명가-

그는 아직 날씨가 좋을 때 산을 넘어

스위스로 가고 싶어했다.

 

엘리엇 부부-

엘리엇 부인의 이름은 코넬리아였다.

그녀는 엘리엇에게 남부에서

자기 가족이 자기를 부르는 별명인

칼루티나라고 부르라고 했다.

결혼식을 올린 후 엘리엇이

그녀를 자기 집에 데려가자

어머니는 울었지만,

그들이 해외에 나가 살 거라는

말을 듣고는 기뻐했다.

 

빗속의 고양이-

창문 바로 밑 바깥에

고양이 한 마리가

빗물이 떨어지는

녹색 탁자 아래 앉아 있었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지 않으려고

최대한 몸을 웅크린 채.

 

계절이 끝나고-

젊은 신사가 한 모금 더 마시는 동안

페두치는 술병을 들여다보다가,

그 술병을 받더니 죽 들이켰다.

그의 목이 접히는 곳에서

백발이 앞뒤로 흔들렸고,

그의 시선은 갈색 병 끝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가 술병을 비우자,

해가 비쳤다.

그는 행복했다.

어쨌거나 오늘은 멋진,

기분 좋은 날이었다.

 

 

 

사방에 내리는 눈-

두 사람은 경사면을 따라 눈길을 걸었다.

길은 가파르게 개울로 내려가더니,

다시 언덕 위로 올라갔다.

숲 사이로 온갖 풍상을 겪은

길고 낮은 처마가 달리 건물이 보였다.

나무 사이로 보니

건물은 퇴색한 누런빛이었다.

창틀은 녹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었다.

 

우리 아버지-

기수가 오랫동안 말을 타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가 전에

기수였다는 걸 믿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게 달라졌다.

밀라노에서는 나는

아무리 큰 시합이라도 별 관심이 없었고,

심지어 아버지가 이겨도

흥분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경기 전날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내색은 안 했지만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남을 위해 달리는 것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달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큰 강 1-

그는 나무 그루터기로 뒤덮인

언덕을 내려와서 목초지로 들어섰다.

그 목초지 끝에 강이 흐르고 있었다.

강에 가까워지자 기뻤다.

그는 목초지를 지나

강의 상류로 걸어갔다.

바지는 이슬에 젖어 있었다.

날이 더워 이슬은 빨리 많이도 맺혔다.

강은 고요했다.

강물은 빠르고, 부드러웠다.

목초지 끝에 이르자,

닉은 야영을 하기 위해

고지대로 올라가기 전에

송어가 뛰어오르는 강을 내려다보았다.

송어들은 해가 지자

개울 반대쪽 늪지대에서 나오는

곤충들을 먹으러 뛰어오르고 있었다.

개울과 나란한 작은 목초지를

따라 걷고 있는 닉의 옆으로

송어들이 높게 뛰어올랐다.

 

두 개의 심장을 가진 큰 강 2-

앞에 있는 강은 좁아져서

늪지대로 들어가고 있었다.

강은 잔잔하고 깊어졌으며,

늪지대는 서로 바짝 붙어 있는,

가지가 견고한 삼나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늪지대를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나뭇가지들이 아주 낮게 자라 있었다.

그런 곳에서 나뭇가지와

부딪히고 않고 이동하려면

거의 땅을 기어야 할 것이다.

늪지대 동물들이 바닥을 기는 모습인 것도

같은 이유라고 닉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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