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요리
스탠리 엘린 374 문학동네(엘릭시르)
특별요리-
아프가니스탄과 러시아의 경계에 자리잡은
좁고 황폐한 곳인데,
작은 언덕배기에 지나지 않지만
귀한 양들이 방목되고 있다고
스비로가 슬쩍 말하더군.
어떤 수단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스비로는 보잘것없는 숫자만 남은
이 양떼에 대한 권리를 취들해서
식당 요리에 램 아마르스탄을
사용하는 유일한 레스토랑 주인이 되었다네.
그 요리가 나오는 경우는 심히 드물어.
요리가 나오는 정확한 날짜는
그날 오는 고객의 행운에
달려 있다고 할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하지.
손발의 몫-
나는 돋보기로
곤충을 관찰하는 과학자처럼
인류라는 종을 관찰하면서
인생의 한 부분을 보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했어요.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내 자신의 성공을 일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인류의 대다수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동기도 아니고, 결과도 아닌,
바로 기능이라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크랩트리 씨, 내 광고는
그러한 사람의 조력을 얻을 수 있도록
계산된 것이었어요.
성탄 전야의 죽음-
나는 어둠 속에서 그
녀를 향해 한 발짝 내디디며
그녀의 어깨 위에 지팡이를 얹었다.
“실리아, 이 집안의 고문 변호사로서
조언을 한마디하겠습니다.
사건 심리는 종료되었고
당신은 혐의를 벗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당신이 다정한 감정을 품었다고
믿은 이는 한 명도 없었어요.
앞으로도 믿을 이는 없습니다.
이 점을 기억하세요, 실리아.”
애플비 씨의 질서정연한 서재-
전혀 아는 게 없는 낯선 이로부터
가장 사적인 정보를 끌어내는 것은
경험 없는 이들에게는
어려운 일로 보일 것이다.
그러한 정보에
자주 관심을 둘 수밖에 없던
애플비 씨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그는 마사 스터지스가 말한 자산 금액이
상당히 정확하며 피붙이나
친한 친구 없이
홀몸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금세 알아냈다.
결혼을 그리 싫어하지 않는다는 점도.
체스와 고수-
“올렉스 씨가 그러는데,
이 세상에는 체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대.
체스 두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나면
자기들한테 얼마나 체스가
필요했는지를 저절로 깨닫게 된다는 거야.
무슨 생각을 했냐면,
당신이랑 내가
그렇게 도지 말라는 법이 없…….”
아내는 우뚝 멈춰 서서
양손으로 허리를 짚은 채
남편을 바라보았다.
최상의 것-
그녀의 말은
댐 안에서 오랫동안 고여 있다가 방류된
물길처럼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한가지 생각에 집중하며 버텼다.
그는 살인을 무사히 덮었다.
진실로 그는 살인을 덮은 것이다.
그가 지하실 밖으로 나온 뒤
문이 닫히면 찰리 프린스는
이 안에서 썩어갈 것이며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수표는 매달 도착할 것이다.
매달 오백 달러씩 계속…….
눈앞에 앤 호턴과 영광의 세계가 펼쳐졌다.
최상의 것!
마시 부인의 지치지 않는 목소리를 들으며
공상을 하고 있자니
황제가 잠행을 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알 것도 같았다.
배반자들-
그는 집으로 돌아와
신문과 증거를 정리했다.
유일한 걱정거리는 그가 없는 사이
살인자가 경계심을 느껴
도망쳤을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다.
옆집에서 들리는 작고 은밀한 소음에
상황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확신한 후에야
그는 편하게 숨을 쉴 수 있었다.
하우스 파티-
“오언 씨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당신이 연극에서 맡은 역할을
갑자기 그만두면
극과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다음엔
그 사람들과 연관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죠.
여성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은 새로운 관계로 이동할 뿐이겠지만
여성들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아요.
그 사람들 또한 움직이죠.
그 과정에서 위험에 처하기도 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까지
그렇게 만들 때도 있어요.
식상한 비유를 사용해서 미안합니다만,
오언 씨,
바다에 자갈을 던질 때는
멀리 떨어진 해변까지 물결이 밀려가는 걸
각오해야 하는 법이랍니다.
브로커 특급-
물론 클레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아무리 기막힌 우연이 존재한다 해도
남편이 아내의 연인을 모르고
깔아뭉갤 정도로 기막힌 우연은 없다.
그 점이 바로 이 계획의
가장 근사한 점이었다.
클레어가 알아채겠지만
아무 말도 못한다는 것.
그랬다간 자기 잘못이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잘못을 들켰다는 것을 알고,
정의로운 복수가 행해졌음을 알고,
훗날에도 발생할지 모르는
비슷한 유형의 유혹에 대해
경고를 받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상태로 하루하루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결단의 순간-
불현듯 난 깨달았다.
언젠가는 휴가
완벽한 딜레마라는 것에 대면하면서
커다란 깨달음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레이먼드가 무슨 뜻으로 했는지 이해했다.
인간이 자신의 내면의 깊이를
가늠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될 때,
그는 스스로에 대해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마침내 휴 또한
그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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