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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성한 책방 : 라플라스의 마녀

by 풍성한 그림 202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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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마녀는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소리치고

있다. 이 책에서의 마녀는

사건을 막으려

사건의 시간을 읽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521 현대문학

 

p26

문이 열리고

한 여자애가 들어왔다.

십 대 후반으로 보였다.

긴 머리에 키는 그리 크지 않았다.

체크무늬 셔츠를 입었고

미니 청치마 밑으로 쭉 뻗은

다리가 가늘었다.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이 아주 커서

고양이를 연상시켰다.

 

p130

잠시 생각하다가 아오에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당연히 우연일

뿐이다. 내 입장에서는

딴 세상 일이지만, 영화 업계도

분명 상상 이상으로 넓은 곳이다.

그쪽에 관련된 사람 두 명이

비슷한 사고로 사망했다고

해도 그게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닐 터였다.

택시는 온천가로 들어섰다.

길을 따라 여관이 줄지어 서 있었다.

평일이라 그다지 북적거리지는

않았지만 관광객인 듯한

나이 든 사람들의 모습이

띄엄띄엄 눈에 들어왔다.

, 하는 소리가 저도 모르게

새어 나왔다. 차 바로 옆의

여관을 막 나서는 사람이 눈에

익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p254

우하라는 미간을 좁히며

한 차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뜬 뒤에 나카오카를 마주 보았다.

마도카는 내 딸이고,

아마카스 겐토군은 내 환자였어요.

내가 아는 건 그것뿐인데요.”

두 사람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라는 말씀입니까?”

내가 아는 한에서는,”

우하라는 느릿느릿 대답했다.

언뜻 드러났던 낭패의 기색은

사라지고 없었다.

~ 머리 숙여 인사하고 실례했다는

말과 함께 나카오카는 응접실을

나섰다. 마음속으로는,

다음에 찾아오는 건

이 천재 의사의

거짓말을 무너뜨릴 카드가

내 손안에 들어왔을 때,

라고 생각했다.

 

 

 

p361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아 눈을 떴다. 잠깐 졸고

있었던 모양이다. 마도카는 몸을

일으키며 나이트테이블의 시계를

보았다. 오후 8시 가까운

시간이었다. 침대에서 내려와

창가로 다가갔다. 커튼 틈새로

바깥 상황을 살펴보았다. 맞은편

파친코점 옆에 왜건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아마

그 차일 거라고 내심 짐작했다.

어제까지는 노란색 경차동차였다.

날마다 똑같은 차를 세워놓으면

너무 쉽게 눈에 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기리미야 레이의

지시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아마도

다케오 자신의 판단일 거라고

마도카는 생각했다. 그가 주의

깊은 성격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p497

당신은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중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인지 알려줄게, 대다수의

범용한 인간들은 아무런 진실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져버리고,

그런 인간들은 태어나든 태어나지

않았든 이 세상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아까 당신이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아니야.

이 세상은 몇몇 천재들이나

당신 같은 미친 인간들로만

움직여지는 게 아니야.

얼핏 보기에 아무 재능도 없고

가치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야말로 중요한

구성 요소야, 인간은 원자야.

하나하나는 범용하고

무자각적으로 살아갈 뿐이라 해도

그것이 집합체가 되었을 때,

극적인 물리법칙을 실현해내는

거라고, 이 세상에 존재 의의가

없는 개체 따위는 없어,

단 한 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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