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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리크 에브라르·루이벨 253 다른세상
p22
아르지롤의 털은 몹시 부드러웠다.
고양이가 오히려
나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 셈이었다.
내가 누군가의 위로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p60
지하실의 희미한 불빛 때문에
크기와 형태를 쉽게 가늠하기 힘들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 고양이가 다리 하나를
허리춤에 얹고 있었다고 말하면
독자들은 아마 믿지 못할 것이다.
못 믿는 게 당연하다.
p155
운명은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불현듯 나타나 우리에게
크고 작은 고민거리를 안겨 주거나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 속으로 우리를 몰아넣기도 한다.
어쨌든 내가 그 순간 들이쉬는 공기는
참으로 부드러웠다.
뒷표지
우리는 매일 고양이에게
새로운 것을 배운다.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방법,
명상의 즐거움,
자유를 향한 갈망,
그리고 충실함까지.
매일 아침 티베르는 발로,
집배원은 손으로 악수를 하며
날씨와 계절에 대해서 얘기하거나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집배원은 어느 날 퇴직을 했다.
마지막 날 집배원과 티베르는
서로 포옹을 했다.
나는 집배원의 콧수염에 맺힌
눈물을 봤다.
다음 날 나는 새로운 집배원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고양이에게
악수를 해 주실 수 있으세요?”
젊은 집배원은
내 정신 상태가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티베르가
한 발을 내밀면서 짓는 표정을 보고는
도저히 악수를 거절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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