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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성한 책방 : 명탐정의 저주

by 풍성한 그림 202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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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326    재인

 

프롤로그

뭔가 이상하다.

가도 가도

계단이 나타나지 않는다.

거대한 책장들이

끝없이 줄지어 있을 뿐,

게다가

그 줄이 미묘하게 엇갈려 있어,

먼 곳을 보려 해도

책상에 사이가 가려 보이지 않는다.

마치 미로 속에 빠진 느낌이다.

 

기념관

이 세계에서

내가 덴카이치라는 이름과

탐정이라는 역할을 부여받은 점,

게다가 나를 필요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뭔가 필연성이 있어서

이곳에 휩쓸려 왔고 또

이런 골치 아픈 상황에 몰린 거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의 상황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것이라야말로

모든 수수께끼를 푸는 지름길이 아닐까

 

자산가

방안의 모습 또한 이상하기 그지없었다

테이블이며 의자, 소파 등

가구란 가구는

모든 벽 쪽에 바짝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중에는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도 있겠지만,

창문 바로 앞에

높다란 책장이 있는 등

부자연스러운 위치에 놓인 것이

적지 않았다. 문 앞에 있던 책장도

원래의 장소에서 옮겨진 것은 물론이다

쓰러진 그 책장에서 빠져나온

백과사전들이 책장 곁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 깔린 둥그런 양탄자 위에

미즈시마가 쓰러져 있었다.

 

소설가

희다 선생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다음 달 호는 분명히 추도 기획이

중심이 될 겁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선생님의 작품이 필요하고요.

미완성이라고 상관없습니다. 아니,

미완성 쪽이 더 드라마틱하지요.

설사 완성된 원고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우선은 3분의 2 정도를

미완성 원고라면서 발표하고,

얼마 후에

완성 원고 발견이라는 제목을

내세워 다시 한 번

발표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싶은데요.”

 

 

 

위원회

저택에는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 밤중에 다른곳으로 가기도

그렇고 해서 오늘 밤은

여기서 묵기로 했다.

비바람은 조금 잠잠해진 것 같다.

침대에 누워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시장이 한 이야기,

지금까지 일어났던 사건들,

시체들, 트릭, 그리고 나 자신,

생각해야 할 것이 산처럼 많았다.

몸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한데 눈은 말똥말똥했다.

 

에필로그

건너편으로 내디딘 내 발에

낯익은 양말이 신겨 있었다.

발아래에는

엷은 자줏빛 카펫이 깔려 있다.

등 뒤에서 탕,

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나는 뒤를 돌아봤다.

닫힌 것은

내게는 매우 익숙한,

늘 봐 왔던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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