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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관
1부
인간은 모두 호미의 자식들이다.
2부
시는 당신을 아프게 하려고 온다
3부
과거가 납빛 같은 회벽일 리 없다
4부
우리는 노란 참외 꽃을 가꿔야 한다
시인의 말
출근길에 아이들 놀이터 주위에
심어진 나무의 가지를 모두 잘라내는
것을 보고 격분해 시청에 따졌다.
그 이상은 자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지만,
퇴근길에 보니 이미 가지를 잃은
나무의 모습은
차마 보기 힘들었다.
한두 번이 아니다. 나무와 풀과
냇물 잎이 살아와서 그런지
현대인의 정신이
사막이 되어가는 것을 자주 느낀다.
나를 소박한 자연주의자로 불러도
상관없다. 인간은
다른 존재들이 지어준
가건물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데,
마치 독자적으로 진화해온 것처럼
우기고 있다. 맘대로 하라지.
나는 오늘도 흐르는 냇물을 보며
내 영혼의 모습을 가만히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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