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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림
1부
바위에 시도 썼을 것이다
2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
3부
불온한 생각도 아직은 더러 있는데
4부
나만 못 본 게 아니라 아무도 못 봤다
시인의 말
판소리 적벽가〈군상설움타령〉을 듣는다
조조의 병사들 신세한탄이다
제 처지가 얼마나 기막힌지 들어보라며
좌우를 밀치고 나서는 군사 사설마다
울음이 반이다.
제가 제일 서럽다며
천지간에 누가 저만큼 딱하고 원통하겠느냐고,
제 얘기 먼저 들어달라고
나한테까지 하소연이다.
슬픔에 우열이 어디 있으랴,
무등 (無等)이다.
줄 세우기도 난감하고,
줄 것도 없다.
시 쓰는 일 말고, 이삼 년 막 익히면
보내주고 나눠줄 것이 많은 일을
배울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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