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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진 문학동네
시인의 말-
다시 지어 입을 환희의 문장들,
채색 기둥 위에 빛나는 햇살과
고대 철학을 함께 공부하던
질풍노도의 빛나던 눈동자들,
그 눈부심이 없었다면
어두운 시의 자리로
돌아오기조차 어려웠으리라.
순정하고 아름다운,
그 소녀 소년들,
청년들께, 그대들께,
아침마다 다시 피어날
이슬 묻은 나팔꽃 다발을,
이 시집을, 드린다.
불법체류자들/말의 낯선 풍경들-
노래의 혀가 뽑힌 자들이여,
번쩍이는 눈만 남아 밤을 지새우는
그대 울음의 이름들이여.
바다는 쇠물닭을 몰고 온다-
그네들은 헤엄칠 생각이 없다
바다의 표면은
액체이기를 그만두었으므로,
금속의 바다 위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검은 유리의 차량들,
그 속의 영혼이 하얗게 바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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