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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끝없는 폭설 위에 몇 개의 이가 또 빠지다

by 풍성한 그림 2022.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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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진  문학동네

 

시인의 말-

다시 지어 입을 환희의 문장들,

채색 기둥 위에 빛나는 햇살과

고대 철학을 함께 공부하던

질풍노도의 빛나던 눈동자들,

그 눈부심이 없었다면

어두운 시의 자리로

돌아오기조차 어려웠으리라.

순정하고 아름다운,

그 소녀 소년들,

청년들께, 그대들께,

아침마다 다시 피어날

이슬 묻은 나팔꽃 다발을,

이 시집을, 드린다.

 

 

불법체류자들/말의 낯선 풍경들-

 

노래의 혀가 뽑힌 자들이여,

번쩍이는 눈만 남아 밤을 지새우는

그대 울음의 이름들이여.

 

바다는 쇠물닭을 몰고 온다-

 

그네들은 헤엄칠 생각이 없다

바다의 표면은

액체이기를 그만두었으므로,

금속의 바다 위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검은 유리의 차량들,

그 속의 영혼이 하얗게 바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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