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사설] 2022.11.04
대통령보다 경찰청장·장관이
참사를 늦게 알았다는 나라
서울경찰청·용산서 112 상황실은
이태원파출소에 상황 대처를 떠넘기고,
위에선 컨트롤타워 없는
늑장·부실 대응이
인명 피해를 키운 것이다.
그래놓고도 주무장관은
‘경찰을 미리 배치했어도 힘들었다’ 하고,
대통령실은 ‘요청이 없으면
경찰은 통제할 권한이 없다’고 해명해
시민의 염장을 질렀다.
무너진 국가의 안전관리 체계에
시민은 분노하고 있다.
유족들은 장례 후
국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용산서와 112 상황실을 겨눈
경찰 수사는 시작일 뿐이다.
진실 규명에 성역은 있을 수 없다.
대통령실·행안부·지자체·경찰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
국회 국정조사든, 상설특검이든,
독립된 수사기구든
사태의 전말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대책을 세우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사설] 2022.11.04
ICBM까지 쏘며 수위 높인 북,
진정 파국으로 갈 건가
북한이 ICBM까지 쏜 이상
7차 핵실험은 시간문제가 됐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미국 중간선거(8일) 이전에
7차 핵실험을 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다음주 초까지가
최대 고비인 셈이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미·러 대립이 심화되고 있는
국제정세를 감안하면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
더욱이 미 국방부는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핵사용 시 정권 종말’을 언급하고,
백악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했다”며 북한을 자극했다.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지난 2일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미 공군은 이날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연장하기로 했다.
북한의 무력시위에 맞서
비례 대응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북한이
ICBM을 추가로 발사하거나
7차 핵실험을 한다면 남북,
북·미 관계는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
북한이 진정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당장 무력도발을 중단하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사설] 2022.11.03 20:21
미 연준의 4연속 자이언트스텝,
장기적 대비책 마련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올렸다.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3.0%)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인상폭은
시장이 예상한 수준이다. 그러나
연준은 조만간 금리 완화기조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다른 진단을 내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종 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4.5% 안팎으로 전망됐던
내년 기준금리는
5%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물가는 잡히지 않고
금리와 환율이 뛰는데
경기는 둔화하고
자산가치마저 하락하는
고통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미 연준은 다음달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을 취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은은
미국 금리가 4.75%까지
갈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인상폭을 결정해야 한다.
물가와 미국과의 금리차를 생각하면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와
경제침체 우려,
기업 자금시장 경색 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한계상황에 몰리게 될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책이 필요하다.
동아일보 [사설] 2022.11.04
이젠 ICBM까지…
확장억제 본격 가동해 北 탈진시켜야
북한은 대미 전략도발을 이어갈 것이다.
북한은 이미 사거리가
1만 km를 훌쩍 넘는
화성-15형을 갖고 있다.
미국 서부에 너끈히 다다를 ICBM이다.
일각에선 진작부터
“미국이 과연 한국을 지켜주기 위해
본토의 희생을 감수할 것인가”라는
‘서울이냐 샌프란시스코냐’
딜레마가 제기됐다.
화성-17형까지 완성해
수도 워싱턴을 포함한
본토 전역을 위협함으로써
미국을 ‘서울이냐 워싱턴이냐’
선택의 기로에 확실히 빠뜨리겠다는 게
북한의 속셈이다. 그래서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내고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묵인받겠다는 것이다.
신냉전 대결 기류까지 틈탄
이런 북한의 노림수를 좌절시킬
뾰족한 대응책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사설] 2022.11.04
한미 금리 큰 폭 역전…
태풍권 진입한 환율·물가 불안
벌써부터
정부, 정치권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한은의
금리 인상은) 가학적”이라고
비판하고, 금융위원장이
“그런 생각을 많은 분이 하고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레고랜드 사태로
얼어붙은 자본시장 문제 해결에
한은이 돈을 푸는 등 최근에는
한은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까지
흔들리고 있다.
기준금리의 계속되는 인상은
경기침체와 가계 이자부담 증가,
부실기업 구조조정 등
고통을 수반하기 때문에 정부,
여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긴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국처럼 대외의존도가 높고,
자본시장이 개방된 나라가
성급히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금리 역전을 방치하다간 외환위기,
국가신인도 하락 같은
퍼펙트 스톰을 맞을 수 있다.
한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인플레 억제와 과도한
환율 상승 방어에만 집중해야 한다.
한겨레신문 [사설] 2022.11.04
‘총체적 무능·부실’ 밝히려면
국정조사 불가피하다
이태원을 관할하는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직전까지 용산 대통령실 인근의
집회 현장을 통제하고 있었고,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의 책임자는
사고 발생 1시간을 넘겨서야
상황실에 복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수뇌부가 보고를 받은 것도
1시간이 훨씬 지나서였다.
당일 저녁 인근에 대기 중이던
기동대도 있었으나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기본마저 내팽개친
경찰의 대처가 참사를 막지 못한
직접적 요인의 하나인 만큼,
우선 진상을 밝혀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경찰 수뇌부와
직결된 ‘지휘 실패’ 문제를
경찰 수사로 제대로 규명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또 이번 참사의 원인이 경찰의
당일 부실 대처에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핼러윈 축제에 역대급 인파가 몰릴 게
뻔히 예상됐는데도 사전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묵과할 수 없다.
과거 핼러윈 축제 때
지자체·경찰·소방·상인회 등이
질서 유지와 긴급 상황 대처 등의
대책을 세웠던 것과 대비된다.
[사설] 2022.11.04
연준 추가 금리인상 ‘압박’,
신용경색 시급히 해결해야
그러잖아도 매우 불안한
국내 금융시장은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한은이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더 높이면
신용경색 현상이 가중될 수 있는 탓이다.
자금시장은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흥국생명이 2일 이례적으로
신종자본증권(5억달러)
조기상환 연기를 밝히면서
더 얼어붙는 형국이다.
신용경색이 단기자금 시장에서
회사채 시장 전반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못하면
기업 활동에 큰 지장이 초래된다.
정부와 한은은 시급히 특단의 조처를
내놓으며 자금시장 경색을 푸는 데서부터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할 것이다.
[사설] 2022.11.04
ICBM 발사한 북,
출구 안보이는 한반도 위기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도발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더 근본적인 목표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북-중-러 공조가 강화되는
상황을 이용해 핵·미사일 전력을
계속 강화하면서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의 이런 전략은
결국 한미동맹과 한미일
군사 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동북아의 긴장과 군비경쟁을 가속화하고,
남북 모두를 더욱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한미 확장 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한미 공군은 4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비질런트 스톰’ 훈련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자체 핵무기 개발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평화헌법 개정과
재무장 움직임에 힘이 실릴 것이다.
북은 정녕 이런 상황을 원하는가.
도발을 멈추고 방향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봉화/김규현기자 2022.11.04
“좀만 더 견뎌줘요, 아버지”…
갱도 구조 지점까지 27m 남았다
“아버지,
밖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
경북 봉화 아연광산 붕괴 사고
열흘째인 4일 매몰 광부의 가족들이
시추공에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손편지를 내려보냈다.
광부들이 시추공 불빛을 보고
근처로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구조 당국의 의약품 키트에
손으로 쓴 편지를 함께 보낸 것이다.
구조 당국은 이날 오전까지도
매몰 광부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애초 2∼3일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갱도 복구 작업은 열흘이 지나도록
완료될 기미가 안 보인다.
갑자기 쏟아진 펄로 제1수직갱도가 막히면서
구조당국은 제2수직갱도를 통해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는데,
제2수직갱도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폐쇄된 곳이라 작업이 쉽지 않은 탓이다.
더디기만 했던 복구 작업은
사고 8일째인 지난
2일 희망을 보는 듯했다.
복구 작업 구간 가운데 일부가
사람이 걸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건재했다.
당국은 지지대를 설치하면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구조 당국은 복구 난이도가 높았던
입구 구간에 견줘 돌덩이 크기는
작은 편이지만, 복구 완료 시점은
단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사설] 2022.11.04
참사 당일 마비된 보고체계,
그 자체가 재난
국가적 재난ㆍ비상 사태에 대한
유관기관 간 정보공유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심각하다. 대통령실은
소방청 상황실로부터 내용을 보고받았고
이상민 장관은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실 보고로 정보를 얻었다.
경찰과 소방청, 행안부 등 위기 상황에
협업해야 할 기관들끼리 정보와
상황이 공유되지 않은 것이다.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부를 걱정하는 나라라는
말이 나와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사설] 2022.11.04
北 ICBM 도발에
연합훈련 연장으로 맞선 한미
북한은 결과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뿐인
무도한 도발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협력도 강화해야 하나
대북 영향력을 가진
중국 러시아를 통한 막후 외교도
경주해 한반도 평화를 지켜야 한다.
위기 국면에서 군이
엊그제 다시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건
엄중히 돌아볼 문제다.
유도탄 사격대회에서 중거리 유도무기
천궁 1발은 공중 폭발하고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은
오류로 발사마저 취소됐다고 한다.
현무 낙탄사고, 에이태큼스 발사실패로
국민을 불안케 한 게 불과
한 달 전이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가 중요한 만큼
신뢰성에 의문이 남지 않도록
군의 철저한 대비를 촉구한다.
[사설] 2022.11.03
한덕수 총리 외신 회견 '말장난',
부적절하다
한 총리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회견에 참석해
외신기자가 정부의 책임을
매섭게 질타하는 질문을 하자
“질문에 대한 통역이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대한 책임은 뭔가요”라며
웃음을 지어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마음에 상처를 남겼고,
결국 사과했다.
사고 발생 초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책임 회피성 발언을 두둔해
질타받았음에도 “당시 경찰 인력이
더 투입됐어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부실 대응 실체가
더 분명히 드러난 이후에도
생각을 조금도 바꾸지 않은 것이다.
이어 “임박한 위험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정됐으면
대책이 들어갔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며 사고 발생
사흘이 되도록 사태 파악을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실토했다. 같은 날 공개된
‘112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발생 4시간 전부터
사고 위험을 알리는 신고가
11건이나 접수됐다.
한 총리의 무책임한 태도는
그가 이끄는 행정부 대처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외국 언론도 ‘참사’라고 쓰는데
‘사고’라고 고집하는 것은 물론
합동분향소를 차려 놓고 ‘희생자’가
아니라 ‘사망자’로 표기한다.
이 모두 현 정부의 판단이
얼마나 민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들이며
한 총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세상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풍성한책방풍성한세상사 : 신문사설 (0) | 2022.11.18 |
---|---|
풍성한책방풍성한세상사 : 신문사설 (2) | 2022.11.11 |
풍성한책방풍성한세상사 : 신문사설 (0) | 2022.10.28 |
풍성한책방풍성한세상사 : 신문사설 (0) | 2022.10.21 |
풍성한책방풍성한세상사 : 신문사설 (0) | 2022.10.1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