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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by 풍성한 그림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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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률 문학동네

 

시인의 말

집이 비어있으니 며칠 지내다 가세요

바다는 왼쪽 방향이고

슬픔은 집 뒤편에 있습니다

더 머물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나는 그 집에 잠시 머물 다음 사람일 뿐이니

 

당신은, 그 집에 살다 가세요

 

1

내가 나에게 좋은 배역을 주는 일

2

나무상자 하나를 구해야 한다

3

당신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리라

4

좋은 일을 가져다주는 종이

 

 

발문

이별 여행/ 서효인(시인)

시는

행과 연마다

불안과 안정을 번갈아 내놓으면서

생각의 갈피를 교란한다.

응시하듯 다가드는 시,

육박하듯 멀어지는 시,

그 흔들림의 거름망 끝에

하나 남을 것이 슬픔이라고 한다면

괴이한 비약일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말하고 싶다.

올해는 여태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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