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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경 현대문학
1부 물속에 유리 물고기가 있었다
2부 나는 대체 어디에 와 있는 걸까?
3부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었다
에세이 미끄럼질
수 많은 오해를 통해-
걸을 때마다 햇빛이 잘렸다
억새를 쥐었더니
손안에 상처가 남았다
오래 방치된 땅이었다
너는 움푹 팬 자리에 앉아
밭을 바라봤다 이제는 희미해져
기억에서 흐릿해졌지만
유실물-
흙 속에 낡은 운동화 한 짝이
박혀 있었다.
어디야? 너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리고
나는 계속 돌무덤을 팠다.
미끄럼질-
글을 쓰는 나는
현실 세계와 시의 경계에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한다.
나는 화자와 가까우면서도
가깝지 않고
닮았으면서도 닮지 않았다.
시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화자에게
대상이 다다를 수 없는 심연이듯
글을 쓰는 나에게도 화자는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바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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