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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책방 : 지구를 이승이라 불러줄까

by 풍성한 그림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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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렬  문학동네

 

시인의 말-

 

그의 날개는 결코 작지 않았다

나의 두 가슴만했다

 

숨을 모으고 그리고 거두어가도

그의 시의 여행은 여기까지이다

 

 

태양 마중-

이상의 삶들은 이 시각,

빌딩과 사람과 교통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인다

 

눈달밤-

눈 발자국 소리가 재미있었다

당최 얼굴은 너 나 알아볼 수 없었지만

 

다시 작년의 지하도를 통과하며-

춥겠다, 대리석 지하도를 건너가는 말

구두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건너다

이 수도의 밤별 속에서

찰랑찰랑, 알 길 없는 물의 흔들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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