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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산책 소설

by 풍성한 그림 202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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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경   현대문학

 

1부 물속에 유리 물고기가 있었다

2부 나는 대체 어디에 와 있는 걸까?

3부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었다

에세이 미끄럼질

 

수 많은 오해를 통해-

걸을 때마다 햇빛이 잘렸다

억새를 쥐었더니

손안에 상처가 남았다

오래 방치된 땅이었다

너는 움푹 팬 자리에 앉아

밭을 바라봤다 이제는 희미해져

기억에서 흐릿해졌지만

 

유실물-

흙 속에 낡은 운동화 한 짝이

박혀 있었다.

어디야? 너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리고

나는 계속 돌무덤을 팠다.

 

미끄럼질-

글을 쓰는 나는

현실 세계와 시의 경계에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한다.

나는 화자와 가까우면서도

가깝지 않고

닮았으면서도 닮지 않았다.

시에서 대상을 바라보는화자에게

대상이 다다를 수 없는 심연이듯

글을 쓰는 나에게도 화자는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바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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