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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시, 반복

by 풍성한 그림 2023.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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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이준규 문학동네

 

시인의 말-

반복한다.

 

관념-

관념은 두부 같고

관념은 두부를 찍어 먹는 간장 같아서

나는 조랑말을 끌고 산을 넘었다.

 

겨울-

나는 네가 우물에

돌을 던지며 웃던 날을 기억했다.

그 우물은 얼어 있었다.

너도 얼어 있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시를 읽었다.

겨울이었다.

 

그것을-

그것은 떨어지고 그것은 구르고

그것은 사라지고 그것은 고정된다.

그러니까 그것을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흐릿하다-

너는 소멸로 향해 갈 것이다.

너는 끝내 너를 소진할 것이다.

너는 어떤 것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너는 어떤 소리를 듣는다.

그것은 내면의 소리다.

그것은 외면의 소리다.

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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