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설

풍성한 책방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by 풍성한 그림 2020. 10. 26.
728x90
반응형

애거서 크리스티 331 황금가지

 

p 127

아침 식사 후

에밀리 브렌트는

베라 클라이슨에게

언덕 위로 올라가서

보트가 오는지 지켜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베라는 마지못해 동의했다.

바람이 거세지고 있었다.

수면 위로 자그마한

하얀 물마루들이 나타났다.

나와 있는

고기잡이배도 보이지 않았고,

모터보트가 오는 기척도 없었다.

스티컬헤이번 마을은 보이지 않고

다만 그 위로 솟은

언덕만이 눈에 들어왔다.

튀어나온 붉은 바위 하나가

작은 만을 가리고 있었다.

에밀리 브렌트가 말했다.

어제 우리를 데려다준 남자는

믿을 만한 사람인 것 같던데.

오늘 아침 이렇게 늦다니

정말 이상한 일이군요.”

베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점점 더 커져가는 공포와

싸우고 있었다. 그녀는 화가 나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냉정해야 해.

이런 건 너답지 않아.

넌 언제나 놀랍도록 침착했잖아.’

잠시 후

그녀는 소리 내어 말했다.

그 사람이 와 주면 좋으련만, ,

전 정말 이 섬에서 나가고 싶어요.”

에밀리 브렌트가

건조한 어조로 말했다.

여기서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베라가 말했다.

모든 게 정말 이상해요······.

아무 뜻도 없는,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에밀리 브렌트가 옆에서 불쑥 말했다.

그렇게 쉽사리 속아 넘어간

나 자신에게 화가 나 죽겠어요.

찬찬히 살펴보았더라면

그 편지가 이상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그때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답니다.”

베라가 기계적으로 중얼거렸다.

저라도 그랬을 거예요.”

사람은 뭐든지

당연한 일로 여기기 쉽다니까요.”

베라가 몸서리를 치면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말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침 식사 대 말씀하신 것 말이에요.”

좀 더 분명하게 말해 줄래요,

아가씨. 무슨 말 말이죠?”

베라는 나지막하게 물었다.

정말로 로저스와 그의 아내가

그 노부인을 죽게 했다고

생각하시느냐고요.”

에밀리 브렌트는 생각에 잠긴 눈길로

바다를 응시했다.

이윽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개인적으로 그렇다고 확신해요.

당신 생각은 어때요?”

전 잘 모르겠어요.”

모든 게 추리를 뒷받침해주고

있잖아요. 그 여자가 기절한 것,

그리고 그 남자가

커피 쟁반을 떨어드린 걸 생각해 봐요,

그리고 그의 해명도

그것 역시 설득력이 없었어요.

, 그래요.

유감스럽지만 난 그들이 그런 짓을

저질렀을 거라고 생각해요.”

베라가 말했다.

그 여자는 정말이지,

겁에 질려 있었어요!

전 평생 그렇게 겁에 질린

얼굴은 본적이 없어요.......

그녀는 줄곧

그 생각에 시달려왔을 거예요......”

브렌트가 중얼거렸다.

어린 시절 내 방에 걸려 있던

성경 구절이 생각나는군요.

네 죄가 너를 찾아내리라는 것을

명심하라.’는 것이었죠.

그건 진리예요.

네 죄가 너를

찾아내리라는 것을 명심하라.’”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