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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풍성한 책방 : 범인 없는 살인의 밤

by 풍성한 그림 2020.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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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349  랜덤하우스

 

p7 작은 고의(故意)에 관한 이야기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의 앞쪽에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다쓰야는 이럴 때마다 어김없이

자전거에서 내려

차를 먼저 보냈다. 그 정도로

조심성 있는 남자였다. 그런

다쓰야가 옥상에서 떨어졌다고?

그런 말을 믿을 수 있을 리

없다. 그대로 자전거를 탄채로

자동차를 지나치려했다. 그때

헤드라이트가 눈앞에서 위쪽을

비췄다. 빌어먹을 운전자가

하이빔(원거리용 상용 헤드라이트)

켠 것이다. 더군다나

그 타이밍이 너무 나빴다.

갑작스러운 불빛에

놀라 순간적으로

평형감각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브레이크를 잡고 다리로 버텨서

간신히 차는 피했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p59 어둠 속의 두 사람

하기와라 신지의 남동생이

살해된 후로 열흘이 지났다.

마침내 나가이 히로미는 이전의

생활 리듬을 되찾았다. 입시까지

이제 두 달 남았다. 언제까지고

사건에 휘말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지도 어제부터

학교에 나오기 시작했다.

자기 자리에 앉아 창밖만

바라보고 반 친구들과도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눈치지만

머지않아 다시 기운을 차릴

거라고 히로미는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그날 방과 후에

히로미는 교감에게 불려갔다.

대머리 교감은 가뜩이나

무뚝뚝한 얼굴을 불쾌한 듯

찌푸리고서 형사가 와 있다고

말했다.

 

p113 춤추는 아이

다카시가 그녀를 다시 본 것은

사진 속에서였다.

학원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앨범을 보다가

그중 한 장의 사진에서

그녀를 발견한 것이다.

다카시는 머리로 피가 몰리는 걸

느끼면서 그 사진을 가만히

응시했다. 틀림없는 그녀다.

기름한 눈매,

모양이 예쁜 입술…….

사진 속의 그녀는

세일러풍 교복을 입고

다른 학생들과 나란히 서 있었다.

학급 단체 사진이었는데

다카시는 그 많은 학생 중에서

한눈에 그녀를 찾아낸 것이었다.

 

p147 끝없는 밤

좋은 냄새군요.”

문득 형사가 말했다.

?” 아스코가 되물었다.

향수 말입니다.”

그가 대답했다.

아아, .”

아쓰코는 자신의 어깨로

눈길을 돌리며

너무 많이 뿌렸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병원에 간 아쓰코는

요이치의 시신을 확인했다.

아니, 제대로 본 건 아니다.

언뜻 보자마자 얼른 얼굴을 돌렸다.

그대도 눈가에 남아 있는 모습은

틀림없는 남편이었다.

 

 

p183 하얀 흉기

아무래도 잘 모르겠단 말이야.”

회사에서 나와 역을 향해 걸으면서

다미야가 중얼거렸다.

상황만 놓고 본다면

나카마치 유키코가

가장 수상하지요. 아베가 떨어져

죽었을 때는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고, 이번 범행 역시

그녀라면 가능하니까요.”

분명 그렇지, 하지만

둘 다 상황뿐이야, 수면제도

그 차에 들어 있었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니까.”

그렇긴 하죠.”

아무튼 아베와 사노의 주변을

철저히 파헤쳐봐, 반드시

숨어 있는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을 거야.”

 

p227 굿바이 코치

형사가 찾아온 것은

그날 밤 7시경이었다.

수염을 기른 형사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형사가 함께 왔다. 그들을

집 안에 들이면 요코가 싫어할

것 같아 근처에 있는 찻집으로

갔다. “양궁부는 해체되었다고

하더군요.” 찻집에 들어서자

자리에 앉을 겨를도 없이

수염을 기른 형사가

반갑지 않은 화제부터 꺼냈다.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p273 범인 없는 살인의 밤

숨이 막힐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결행의 순간이

다가왔다. 다쿠야가 마시키와

소스케씨, 세 사람이

골판지 상자를 차에 실었다.

도중에 등대 꽃 산울타리에

골판지 상장가 스치면서

바스락바스락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났다.

역시 나도 같이

가는 편이 낫지 않을까?

땅을 팔 때도

하나라도 손이 많은 게 낫잖은가.”

신발을

골판지 상자 안에 집어넣고 나서

소스케 씨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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