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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107

풍성한책방 소설 : 잠수종과 나비 잠수종과 나비 장 도미니크 보비 190 동문선 나는 점점 멀어진다. 점차 추억의 재가 되어 버린다. 책머리에 바퀴의자 기도 목욕 알파벳 황후 치네치타 뜨내기 관광객 소시지 수호천사 사진 또 다른 우연 꿈 내면 독백 운수 좋은 날 뱀의 자취 커튼 파리 식물인간 산책 20 대 1 오리 사냥 일요일 홍콩의 아가씨들 메시지 그레뱅 박물관 허풍선이 ‘내 삶 속의 어느 하루’ 휴가 끝 p43 진열장 유리에 비친 그 사나이의 모습은 마치 석탄독에 빠졌던 것처럼 거무튀튀했다. 입은 비뚤어지고, 코는 울퉁불퉁한데다가 머리카락은 제멋대로 곤두섰고, 시선마저 공포로 가득 차 있었다. 한쪽 눈은 꿰매져 있었고, 나머지 눈은 흡사 카인이 눈처럼 커다랗게 열려 있었다. 잠시 동안 나는, 이 가엾은 피후견인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 2023. 6. 5.
풍성한책방 : 특별요일 특별요리 스탠리 엘린 374 문학동네(엘릭시르) 특별요리- 아프가니스탄과 러시아의 경계에 자리잡은 좁고 황폐한 곳인데, 작은 언덕배기에 지나지 않지만 귀한 양들이 방목되고 있다고 스비로가 슬쩍 말하더군. 어떤 수단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스비로는 보잘것없는 숫자만 남은 이 양떼에 대한 권리를 취들해서 식당 요리에 램 아마르스탄을 사용하는 유일한 레스토랑 주인이 되었다네. 그 요리가 나오는 경우는 심히 드물어. 요리가 나오는 정확한 날짜는 그날 오는 고객의 행운에 달려 있다고 할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하지. 손발의 몫- 나는 돋보기로 곤충을 관찰하는 과학자처럼 인류라는 종을 관찰하면서 인생의 한 부분을 보냈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했어요. 그리고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는데, 다른 무엇보다도 내 자신의 성공을 일구는.. 2023. 5. 16.
풍성한책방 : 우리들의 시대에 어니스트헤밍웨 233 시공사 스미르나의 부두에서- 그가 말했다. 가장 고약한 건, 죽은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들이었어. 그들은 절대 죽은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어. 인디언 캠프- 그들은 배에 앉았다. 닉은 이물에 앉았고, 아버지는 노를 저었다. 언덕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고, 농어가 원을 그리며 호수 위로 뛰어올랐다. 닉은 물상에 손을 넣었다. 싸늘한 아침 기온 탓인지 물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의사와 의사의 아내- 성경 말씀을 잊지 마요. 제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탈취하는 것보다 낫다. 아내가 말했다. 그녀는 크리스천 사이언스 교도였다. 어두운 그녀의 방 침대 옆 탁자에는 성경과 《과학과 건강》, 그리고 교회 잡지가 놓여 있었다. 무언가의 종말- 그는 오랫동안 그렇게 누워 있었다. 잠시 후 빌이 숲.. 2023. 4. 3.
풍성한 책방 : 요리사가 너무많다 렉스스타우트 407 문학동네 p65 커노 스파 안에서는 어디를 가든, 정원에서 산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사 제곱틸로미터에 육박할 이 숲을 누가 쓸고 나무의 먼지를 누가 터는지 모르지만 분명 모범적인 살림 솜씨였다. 호텔 본관과 근처에 드문드문 있는 별관들, 그리고 온천이 있는 건물 주위에는 잔디밭, 관목, 꽃들이 있었다. 정문에서 삼십 미터 떨어진 곳에는 근사한 분수가 세 개 있었다.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 있는 군의 이름을 딴 별관에는 자체의 주방도 딸려 있고 크기로 보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건물이었다. 내가 파악한 바로 별관은 적절한 가격에 더 철저한 사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곳이었다. 별관 중 포카혼타스 관과 업셔 관 두 채가 열다섯 명의 …… 아니, 열 명의 요리장들에.. 2023. 3. 6.
풍성한 책방 : 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247 소담출판사 비단 같은 눈- 제롬은 산양을 죽이지 않기로 했다. 왜, 언제, 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필사적으로, 그리고 서툰 솜씨로 쫓아왔지 때문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단순한 아름다움 혹은 거만함, 혹으 비스듬히 기울어진 눈 속에 비친 평화로운 동물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제롬은 이유를 알려고 들지 않았다. 지골로- 니콜라는 좀 까다로웠다. 그는 지골로라는 직업에 전혀 애착이 없었다. 버릇이 없지도 않았고 지나치게 감상적이지도 않았다. 상냥하고 친절하며, 아주 능숙하지 않을지도 몰라도 열심인 데다가 다정다감하다고 할 정도로 좋은 애인 노릇을 해준다. 누워 있는 남자- 그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건 알고 있었다, 죽어가는 있다는 건, 무언가가 그의 몸을 갈기.. 2023. 2. 6.
풍성한 책방 :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 로맹가리 319 문학동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 먼바다에서 다가오는 강렬하기 짝이 없는 고독의 아홉 번째 파도에, 그 누구도 극복할 수 없는 단 한 가지 유혹이 있다면 그것은 희망의 유혹일 것이다. 그는 자기 안에 있는 젊음의 그런 유별난 집요함에 얼떨떨해진 채 고개를 내저었다.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런 자신이 정말이지 절망적으로 여겨졌다. 류트/ 그는 자신의 손 안에서 커져가는 공허감, 혼란스러우면서도 압도적인 어떤 갈망, 만지고 싶은, 솟구쳐 오르게 하고 싶은, 만들어내고 싶은 욕구와 싸웠다. 점차 그의 전 존재가 그 자신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제멋대로일 만큼 강압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가 류트를 쓸어보았다. 다음 순간 그는 시간 관념을 송두리째.. 2022. 12. 19.
풍성한 책방 : 밧줄 스테판 아우스 템 지펜 198 바다출판사 p15 산책을 하던 베른하르트가 멈칫하며 걸음을 멈췄다. 전나무숲과 맞닿은 초원에서 뭔가 이상한 게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희미한 달빛 속에서 둘둘 말려 있는 시커먼 줄 같은 게 풀 사이로 지나가고 있는 게 어렴풋이 보였다. 모양새가 보면 딱 기어가는 뱀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대체 뭐란 말인가? 베른하르트가 이마를 찌푸리면서 주춤주춤 그쪽으로 다가갔다. 바닥에 밧줄이 하나 놓여 있었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p49 다음 날 마을에는 꼭두새벽부터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날이 밝기도 전에 여자들이 초원을 가로질러 숲 가장자리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한참 동안 숲 쪽으로 귀를 쫑긋 세우고 기다리다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밧줄이 시작된.. 2022. 11. 21.
풍성한 책방 : 밑줄 긋는 남자 카롤린 봉그랑 183 열린책들 p17 누군가 감히 도서관의 엄격한 규정을 어겼다. 책을 반납할 때 지젤이 즉석에서 검사를 하는 데도, 누군가가 그 검사를 피해 간 것이다. 들키지는 않았다지만, 그래서 그가 얻는 게 무엇이었을까? 그는 도서를 대출 받지 못할게돼도 좋다고 생각한 것일까? 그의 글씨체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편이었다. 그 문자에 눈길을 붙박고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니, 지젤이라는 그 아가씨가 그 낙서를 보았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54 둘이 사는 삶에 행복한 게 있다면, 그건 메아리가 있다는 점이리라. 메아리를 찾아 산으로 가는 게 하나의 해결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프-뒤에에서 한 시간 거리에 남자 친구 하나가 살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가 혼자 살.. 2022. 11. 7.
풍성한 책방 : 도라 브루더 파트릭 모디아노 191 문학동네 p7 여자아이를 찾습니다. 도라 브루더, 15세, 1미터 55센티미터, 갸름한 얼굴, 회갈색 눈, 회색 산책용, 자주색 스웨터, 감청색 치마와 모자, 밤색 운동화, 모든 정보는 브루더 부부에게로 연락 바람, 오르나노 대로 41번지, 파리. p15 뭔가 지워졌던 것들이 빛 가운데로 다시 떠오르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흔적들은 어떤 기록들 안에 존속한다. 사람들은 어디에 그런 기록이 숨어 있으며 어떤 관리자가 그걸 지키고 있는지, 그들이 선뜻 그걸 당신에게 보여주려 할 것인지, 잘 알지 못한다. 어쩌면 관리자 자신들이 그런 기록의 존재 자체를 까맣게 잊었을 수도 있다. p33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한다. 공간들이란, 아주 희미하게나마 거기 머물렀던 이들의 각인을 간직.. 2022. 10. 17.
풍성한 책방 : 살인을 예고 합니다 살인을 예고할 수밖에 없었던 진실은 숨기는 방법 애거서 크리스티 392 황금가지 p11 살인을 예고합니다 “블랙록 양의 살인이니, 게임이니 하는 것에 관심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죠? 아무래도 사이먼스 남매가 부추긴 것 같아요. 그래도 줄리아 사이먼스는 살인을 유치하게 생각할 줄 알았는데, 아무튼 이런 발표가 났는데 당신은 참석을 못하다니 안타깝지 뭐예요. 내 가 다녀와서 자세하게 이야기해 줄게요. 하지만 기대는 하지 말아요.” p30 리틀 패덕스의 아침 “6시 30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이 마을 사람들 절반 정도가 호기심을 못 이기고 찾아온다는 거, 셰리주를 준비해 놓는 게 좋겠다.” p41 6:30 P.M. 벽난로는 모두 꺼졌지만 응접실 안에는 따스한 온기가 가득했다... 2022.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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