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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107

풍성한 책방 : 검은 바이올린 막상스 페르민 163 난다 p49 매일 조금씩 더 바다로 가라앉는 베네치아, 그 고요한 뗏목에는 음악적 영혼들이 많았다. 요하네스 카렐스키의 영혼도 있었다. 에라스무스의 영혼도 있었다. 전쟁의 영혼도 있었다. 두 남자는 전쟁의 영혼의 음악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p95 과묵한 스승과 반대로 나는 들끓는 젊은이였지, 나의 내면의 음악은 지칠 줄은 모르다 수다로, 외침으로, 분노로, 웃음으로, 온갖 울림으로 표현됐지. 프란체스코 스트라디바리의 영혼이 침묵을 열망하고 있었을 때, 나의 영혼은 소리들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있었어. 바이올린을 향한 나의 열정이야말로 음악에 최고의 악기였지. 그것으로 음악이 소리를 낼 때나 내지 않을 때나. 뒷표지 사랑은, 예술은, 소유하려는 순간부터 비극으로 치닫고.. 2022. 5. 30.
풍성한 책방 : 아처 파울로 코엘료 145 문학동네 프롤로그 동료 마음이 활짝 열린 사람들,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활 활은 생명, 모든 활력의 근원이다 하살은 언젠가는 네 손을 떠난다. 화살 화살은 활의 힘을 표적의 정중앙에 전달한다. 의도는 명료하고 올곧고 균형 잡혀 있어야 한다. 표적 표적을 맞히려는 궁사의 욕망이 표적의 의미를 만든다. 화살을 잡는 법 화살을 잡는 행위는 자신의 의도와 마주하는 것이다. 활시위를 당기는 법 활시위를 당길 때는 악기를 다루는 연주자가 되었다고 생각해라. 음악에서는 공간보다 시간이 더 중요하다. 표적을 보는 법 잘하지 못한 날들을 교훈삼아 네가 흔들린 이유를 알아내라. 잘한 날들을 거울삼아 내면의 평온으로 이르는 길을 찾아라. 발시의 순간 화살은 활과.. 2022. 5. 23.
풍성한 책방 :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484 열린책들 p16 키가 크고 몸이 가는 60대 노인 하나가 유리창을 코로 누른 채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그는 겨드랑이에 다소 납작해진 보따리를 하나 끼고 있었다. 내기 가장 강력한 인상을 준 것은 냉소적이면서도 불길같이 섬뜩한 그의 강력한 시선이었다. p67 마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닭과 돼지와 나귀가 우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가 뒤범벅이 되어 들려왔다. 나는 침대에서 뛰어 일어나며, 조르바! 오늘은 할 일이 있잖아요.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그러나 나 자신도 행복감에 정의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기적 같은 순간이 오면 인생의 모든 것은 아침처럼 산뜻해보이는 법, 대지는 부드럽고 구름은 바람에 그 모습을 끊임없이 바꾸어 갔다. p95 조르바는 학교 문 앞에도.. 2022. 5. 9.
풍성한 책방 썀 쌍둥이 미스터리 엘러리 퀸 411 검은숲 제1부 1. 불타는 애로 산 2. ‘그것’ 3. 이상한 사람들 4. 태양위의 피 제2부 1. 스페이드 6 2. 스미스 3. 흐느끼는 여인 4. 검상돌기 결합체 5. 살인자 6. 왼쪽과 오른쪽 제3부 1. 무덤 2. 미녀와 야수 3. 테스트 4. 속인 자가 속았다. 제4부 1. 반지 2. 다이아몬드 잭 3. 잭의 이야기 4. 마지막 피난처 5. 퀸의 이야기 p58 몇 년이 지난 후, 티피 산맥에서의 잊을 수 없는 그날 밤의 일들은 그 비밀스러운 집이 서 있던 산꼭대기 위를 날카롭게 불어대던 바람 소리와 함께 하나하나 또렷하게 엘러리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손으로 만져질 것만 같은 짙은 어둠이 두 사람의 상상 속 유령이 자라날 수 있는 음습한 서식지가 되지만 않았더라고, 그리고 수.. 2022. 5. 2.
풍성한 책방 : 죄의 궤적2 오쿠다 히데오 438 은행나무 p7 싸늘한 공기가 기분 좋기도 해서 미키코는 평상에 앉아 신문을 펼쳤다. 1면에는 「도쿄 국제스포츠대회, 드디어 개막」이라는 큰 제목이 흔들리고 있었다. 도쿄 올림픽의 리허설로 자리매김한 국제 대회가 내일부터 개막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선수들이 초청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일주일 동안 도쿄는 엄중한 경계 태세가 유지되는 것이다. 혹시 어젯밤 경찰의 일제 수색도 그 일환인 것일까. p57 ‘아사쿠사에서 초등학교 1학년 남자아이 유괴’라는 커다란 활자가 비뚤거리고 있다. 사진은 피해자인 스즈키 상점 부부의 아주 초췌한 얼굴이 게재되어 있었다. 매스컴은 기자회견 후 자택으로 몰려간 것인가. 오치아이는 게재 된 사진에 충격을 받았다. 관할서의 누군가가 안내하지 않았을까. 아마 수.. 2022. 4. 26.
풍성한 책방 : 죄의 궤적1 오쿠다 히데오 398 은행나무 p15 들은 말을 금방 잊어버리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는 특수학급에 들어가 아이들과 다른 수업을 받았다. 학교에서는 놀림을 받은 일은 없었지만, 졸업하고 취직을 하자마자 거치적거리는 존재가 되어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이 섬으로 돌아온 것도 집단으로 취직한 삿포로의 부품공장에서 해고되었기 때문이다. p58 하늘이 급속히 어두워지고 이번에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아카이가 말한 일기예보가 완전히 거짓말이었다는 게 분명해졌다. 경유라고 속이고 바닷물을 넣어놓고, 거칠어질 예정인 바다로 내보낸다. 이건 더할 나위 없는 살인 계획이다. 배는 한시도 쉬지 않고 흔들렸다. p148 상경한 지도 슬슬 한 달이 지나려 하고 있었다. 우노 간지는 청결한 와.. 2022. 4. 26.
풍성한 책방 : 채식주의자 한강 247 창비 채식주의자 p18 꿈을 꿨어, 라고 아내는 두 번 말했다. 달리는 차장 너머, 터널의 어둠 위로 그녀의 얼굴이 스쳐갔다. 처음 보는 사람처럼 그 얼굴은 낯설었다. 그러나 거래처 사람에게 둘러댈 변명과 오늘 소개할 시안을 삼십 분 안에 정리해내야 했으므로, 더 이상 아내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p43 이제는 오 분 이상 잠들지 못해. 설핏 의식이 나가자마자 꿈이야. 아니, 꿈이라도 할 수 없어. 짧은 장면들이 단속적으로 덮쳐와. 번들거리는 짐승의 눈, 피의 형사, 파헤쳐진 두개골, 그리고 다시 맹수의 눈, 내 뱃속에서 올라온 것 같은 눈, 떨면서 눈을 뜨면 내 손을 확인해. 내 손톱이 아직 부드러운지, 내 이빨이 아직 온순한지. p60 어떤 고함이, 울부짖음이 겹겹이.. 2022. 4. 19.
풍성한 책방 :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329 문학동네 2021.9 1부 새 2부 밤 3부 불꽃 p12 처음 그 꿈을 꾸었던 밤과 그 여름 새벽 사이의 사 년 동안 나는 몇 개의 사적인 작별을 했다. 어떤 것들은 나의 의지로 택했지만 어떤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며 모든 걸 걸고라도 멈추고 싶은 것이다. 오래된 여러 신앙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기록하는 거대한 거울과 같은 것이 천상이거나 명부 어딘가에 존재한다면, 거기 담긴 나의 지난 사 년은 껍데기에서 몸을 꺼내 칼날 위를 전진하는 달팽이 같은 무엇이었을 것이다. p44 인선이 창으로부터 눈을 돌려 나에게 말했을 때, 나 역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 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 2022. 4. 19.
풍성한 책방 : 징기스 콘의 춤 로맹가리 368 마음산책 1부 디부크 p13 내 이름은 콘, 징기스콘이다. 물론 징기스는 별명이다. 모이셔가 본명이지만 나처럼 웃기는 녀석에겐 징기스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나는 유대인 희극배우다. p50 우리 유대인들인 엄격하고 인정사정없는 신을 믿는다고 말하는 건 잘못이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연민에 무감각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이 세상 모든사람들이 그렇듯 하느님께서도 방심하는 때가 있다. 그분도 간혹 어떤 사람을 잊어버리기도 하며 그것이 행복한 삶 하나를 만든다. p83 나는 웃음소리를 듣지만, 그가 웃는 것인지 내가 웃는 것인지 모르겠다. 심지어 우리 둘 중 누가 생각을 하고, 누가 말을 하고, 누가 괴로워하고, 누가 잠을 자는지 모를 때도 있는데, 그럴 때 샤츠는 자신이.. 2022. 4. 15.
풍성한 책방 : 제0호 움베르토 에코 331 열린책들 2018.11 p13 차분하게 생각해 보자. 결과에는 그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 적어도 사람들 말은 그렇다. 기적은 없다고 치자. 하느님이 내 샤워기에서 물이 새는 것을 보고 걱정하실 이유는 없다. 홍해의 기적을 일으키신 하느님이 어찌 샤워기 따위에 신경을 쓰시랴. 그러니까 자연스러운 결과에는 자연스러운 원인이 있는 것이다. 어젯밤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물 한 컵을 받아서 수면을 유도하는 스틸녹스를 한 알 먹었다. 말하자면 그때까지는 물이 아직 나오고 있었다는 얘기다. p88 이날 편집 회의의 또 다른 주제는 반박에 대처하는 방안이었다. 『도마니』는 아직 독자가 없는 신문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뉴스를 싣는다 해도 그것을 놓고 반박할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신문이 좋은 ..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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