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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책방 : 크놀프 현실에 존재하는 크놀프는 꿈일 것인다 헤르만 헤세 148 민음사 p7 초봄 「저 친구는 정말 좋겠어」 무두장이는 약간의 질투심을 느끼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는 자신의 지하 작업장으로 가면서 그저 구경하는 것 외에는 삶에 대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이 독특한 친구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그의 그런 태도를 거만한 것이라 해야 할지 겸손하다고 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일을 하고 발전을 이루어가는 사람은 당연히 여러가지면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는 하지만, 결코 그토록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손을 가질 수 없었고 그토록 가볍고 날렵하게 걸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니, 크눌프가 옳았다. 그는 자신의 천성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었고 다른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따라 하기는 어려웠다. p63 크눌.. 2020. 11. 6.
풍성한 책방 : 초콜릿 케이크와의 대화 대화의 상대로 인식된 이후 케이크를 먹을 수 있을까 마르탱 파주 81 톡 p33 학교 친구들은 아무도 내 생일 파티에 오려고 하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난 꽤 친절한 아이인 것 같은데. 친구들에게 애완동물을 데려와도 좋다고까지 했다. 진짜 동물이든 상상의 동물이든 상관없다고. 참, 집에서도 키우는 식물도 데려오라고 했다. (엄마가 키우는 식물 한테 소개해 주면 되니까.) p51 케이크는 상처를 받은 모양이었다. 나는 케이크의 슬픔과 외로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초콜릿 케이크 왕국에서 나 홀로 깨어난다면 얼마나 무서울까? 낯선 세계에서 친구도 하나 없이 살아야 하는 불쌍한 초콜릿 케이크, 나는 그런 케이크에게 최대한 다정하게 대해 주기로 했다. 케이크는 크나큰 상처를 받고 할 말.. 2020. 11. 6.
풍성한 책방 : 엄마 파는 가게 있나요? 우리는 엄마가 언제 까지 필요할까요? 이영란/글 김장원/그림 시선 겉 표지 뒷면 주인공은 여섯 살 때 엄마를 잃었지만 어떻게든 엄마를 사서‘시장바구니’에 담아오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어디를 가 봐도 엄마를 팔지 않았고, 성장하면서 엄마를 꼭 사고 싶은 순간순간을 맞이 합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엄마! 그 엄마를 매 순간 그리워하며 살아온 주인공의 애틋한 마음이 셀 수 없이 쌓인 시장바구니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2020. 11. 2.
풍성한 책방 :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존버거 111 열화당 p7 자화상 모국어는 한 인간의 첫 번째 언어, 갓난아기가 어머니의 입을 통해 처음 듣게 되는 언어다. 그래서 그렇게 불리는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지금 내가 묘사하려는 언어라는 생명체가 분명 여성적이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아마 음성적 자궁이 있을 것이다. p13 로자를 위한 선물 당신은 종종 내가 읽고 있는 글에 등장하고, 또 가끔은 내가 써 보려고 애쓰는 글에도 등장합니다. 그렇게 당신은 머리를 살짝 기울인 채 미소를 지으며 나의 작업에 동참하지요 그 어떤 책도 혹은 반복적으로 당신을 가두었던 감방들도 당신을 억누를 수 없습니다. p25 당돌함 고아는 현재의 자신에 만족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그와 함께 어떤 특별한 기술도 익히게 된다. 그는 혼자 살아가는 프리랜서.. 2020. 11. 2.
풍성한 책방 :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 윤제림 1부 바위에 시도 썼을 것이다 2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 3부 불온한 생각도 아직은 더러 있는데 4부 나만 못 본 게 아니라 아무도 못 봤다 시인의 말 판소리 적벽가〈군상설움타령〉을 듣는다 조조의 병사들 신세한탄이다 제 처지가 얼마나 기막힌지 들어보라며 좌우를 밀치고 나서는 군사 사설마다 울음이 반이다. 제가 제일 서럽다며 천지간에 누가 저만큼 딱하고 원통하겠느냐고, 제 얘기 먼저 들어달라고 나한테까지 하소연이다. 슬픔에 우열이 어디 있으랴, 무등 (無等)이다. 줄 세우기도 난감하고, 줄 것도 없다. 시 쓰는 일 말고, 이삼 년 막 익히면 보내주고 나눠줄 것이 많은 일을 배울 걸 그랬다. 2020. 11. 1.
풍성한 책방 : 살아있는 것들의 눈빛은 아름답다 박종무 196 리수 수의사 아빠와 딸의 대화 p66 개의 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강아지는 어미개로부터 태어나면서부터 배우기 시작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위험으로부터 자기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또 다른 개나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법도 배워 그런데 지금 판매되는 대부분이 강아지들은 번식장에서 태어난 강아지여서 어미 개로부터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팔려 나와, 대소변을 어떻게 가려야 하는지조차 배우지 못하지, 그렇기에 어미에게서 배우지 못하는 것을 보호자가 가르쳐야 해. p98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애니멀호더를 집착성강박장애 ((OCD, 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어. 「캘리포니아 레이어 (California Lawyer ).. 2020. 11. 1.
풍성한 책방 : 읽다 김영하 219 문학동네 p29 독서는 왜 하는가? 세상에는 많은 답이 나와 있습니다. 저 역시 여러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휴브리스)과의 투쟁일 겁니다. p73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관용구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 관용구는 길이 드문 시절에 만들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는 ‘길을 내겠다’ ‘다리를 놔주겠다’는 선거 공약이 많았습니다. 길은 편리하지만 길을 내는 것은 돈이 많이 드는 귀한 일이었으니 책을 길에 비유했다는 것은 그렇게 귀한 것을 상대적으로 값싸게 구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잘 풀리지 않는 답답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책에서 구한 경험을 우리는 독자로서 대부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길.. 2020. 11. 1.
풍성한 책방 : 신사 고양이 반려동물에게 선택 받은 당신들이 읽는 책 메이 사튼 147 마음산책 p 17 제1장 알렉산더의 털목도리와 떠돌이 고양이 영예롭게 세상 위에 군림할 수 있지만 편안하다고 하기에는 조금 지나치게 야윈 떠돌이 고양이로 한동안 지내던 털북숭이 인간은 두 살이 되었을 때 이제 정착하겠다고 마음먹었다. p31 제2장 모험 털북숭이 인간은 눈도 뜨지 않은 채 뛰어올라서 식료품점 뒤로 몸을 숨겼다. 풀로 붙인 듯한 눈을 간신히 뜬 뒤에 이 세상에 남아 있는 것이 있기나 한지 보려고 가만가만 뒷걸음쳤다. p43 제3장 탈출 털북숭이 인간은 음식을 보기도 전에 뒷걸음질했다. 흥분으로 곤두선 털을 정리하며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p53 제4장 대구 요리 어찌나 깊이 평화와 고요에 빠져 있었는지, 바로 옆에 있는 창문이 위로 .. 2020. 10. 31.
풍성한 책방 :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추천해도 욕먹을 일 없는 책 은희경 227 창비 p 21 의심을 찬양함 당신이 나에대해 잘못 판단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누락 된 정보를 살려내서 나라는 존재를 재구성하고 판단해보려고 애썼지만, 당신은 무엇보다 나 같은 사람의 머릿속을 이해하지 못해요. 당신이 파악하고 있는 규칙대로 따르지 않는 종류의 인간이랄까요. 나는 주소에다 이름까지 같다는 걸 쉽사리 수긍할 만큼 성급한 사람은 아닙니다.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눈썰미도 있어요. p 59 고독의 발견 이 세상에 나는 여러 개로 흩어져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 살고 있어요. 그것들은 서로 몹시 달라요. 화를 잘 내는 나도 있고 수줍은 나도 있고 말 잘하는 나도, 어리석은 나도, 그리고 아름다운 나도 혐오스러운 나도 다 있어요. 그것들은 흩어져 존재.. 2020. 10. 31.
풍성한 책방 :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341 황금가지 p59 푸아로는 블라인들를 올리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잔뜩 쌓인 눈이 기차를 둘러싸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9시가 지난 시간이었다. 10시 45분에 푸아로는 언제나처럼 깔끔하고 세련되게 차려입고 식당차로 갔다. 식당차에서는 걱정스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승객들 사이에 서먹서먹함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공통된 불행이 모든 승객을 하나로 묶어 놓고 있었다. p63 아침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푸아로를 포함한 몇 사람은 식당차에 남아 있었다. “실례합니다, 선생님.” “무슨?” “부크 씨의 전갈입니다. 잠깐 와 주셨으면 하십니다.” 푸아로는 일어서서 스웨덴 여자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차장을 따라 식당차를 나섰다. 푸아로는 안내인을 따라 자신의 침실을 지나 다음 객차까.. 2020.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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