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분류 전체보기482 풍성한 책방 : 이별이 오늘 만나자고 한다 이병률 문학동네 시인의 말 집이 비어있으니 며칠 지내다 가세요 바다는 왼쪽 방향이고 슬픔은 집 뒤편에 있습니다 더 머물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나는 그 집에 잠시 머물 다음 사람일 뿐이니 당신은, 그 집에 살다 가세요 1부 내가 나에게 좋은 배역을 주는 일 2부 나무상자 하나를 구해야 한다 3부 당신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리라 4부 좋은 일을 가져다주는 종이 발문 이별 여행/ 서효인(시인) 시는 행과 연마다 불안과 안정을 번갈아 내놓으면서 생각의 갈피를 교란한다. 응시하듯 다가드는 시, 육박하듯 멀어지는 시, 그 흔들림의 거름망 끝에 하나 남을 것이 슬픔이라고 한다면 괴이한 비약일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말하고 싶다. 올해는 여태 슬펐다. 2021. 1. 9. 풍성한 책방 : 문맹 ‘자서전적이야기’라는 앞표지의 활자가 짧은 글이지만 긴장하고 읽으라는 힌트를 주는 말이었다. 언어를 배우는 것이 삶을 지탱하는 중심에 선 칼날 같은 삶 아고타 크리스토프 127 한계레출판 목차 시작 말에서 글쓰기로 시 어릿광대짓 모국어와 적어敵語 스탈린의 죽음 기억 제자리에 있지 않는 사람들 사막 우리는 어떻게 작가가 되는가? 문맹 다 읽은 후 목차를 보면서 다시 이야기를 되뇌어 보았다. p9 나는 읽는다. 이것은 질병과도 같다. 나는 손에 잡히는 대로, 눈에 띄는 대로 모든 것을 읽는다. 신문, 교재, 벽보, 길에서 종이 쪼가리, 요리 조리법, 어린이책, 인쇄된 모든 것들을. 나는 네 살이다. 전쟁이 막 시작됐다. 옮긴이의 말 운명이 쥐여준 언어를 단도처럼 가슴에 품은 채, 두 눈을 뜨고 태양이 솟는 .. 2021. 1. 7. 풍성한 책방 : 악의 히가시노 게이고 355 현대문학 p21 후지오 마사야는 나와 히다카와 같은 중학교를 다녔다. 동창이라는 인연이 있어서 히다카도 그에 대해 소설을 쓸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다만 이 소설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즉, 작품속에 후지오 마사야로서는 그다지 명예롭다고 할 수 없는 일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었던 것이다. 특히 그가 중학교 시절에 저지른 수많은 악행에 대해 히다카는 거의 사실 그대로 소설 속에 써놓았다. 등장인물의 이름이야 물론 다르지만, 그 부분만 읽어보면 나처럼 후지오 나사야를 아는 사람은 도저히 픽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또한 후지오 마사야가 창녀의 칼에 찔려 살해되었다는 대목도 완전히 실제 사전 그대로였다. p114 “기소까지는 시간이 더 있어야 합니다. 자료가 아직 다 갖춰지지 .. 2021. 1. 5. 풍성한 책방 : 컬러보이 컬러보이 학대를 ‘컬러’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불편하지 않게 내용을 연결했다. 마르탱 파주 109 톡 p16 시몽이 나타난 것만으로 학교 전체가 즐거워졌다. 분위기가 한결 따뜻해진 것이다. 싸움도 줄어들었고, 수업 중에 돌아다니는 아이들도 없어졌다. 선생님들까지도 세상의 온갖 빛깔을 얼굴과 몸에 지닌 이 독특한 사춘기 소년에게 매료되었다. 시몽은 사람들의 관심과 친절의 표현을 받아들였다.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해 주고 자기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고 기뻐했다. 그리고 자신의 반점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렇게 인기가 많은데도, 시몽은 결코 웃지 않았다. p63 월요일, 짙은 먹구름이 파리의 하늘을 온통 뒤덮었고, 시몽은 학교에 오지 않았다. 학교 분위기는 침울하게 잠겨 있었다. 모여있는 아이들도.. 2020. 12. 28. 풍성한 책방 : 지평 이상과 현실과 미래가 혼란스럽게 공존했던 시절의 지평을 지금 찾았을까, 젊은 날의 지평을 회고하는 주인공. 파트릭 모디아노 197 문학동네 p9 얼마 전부터 보스망스는 젊었을 적의 일화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이어지지 못하고 덜컥 끊겨버리는 일화들을, 이름 없는 얼굴들을, 스치듯 지나가버린 만남들을, 그 모두는 아주오래된 과거의 한 시기에 속했으면서 그의 생애의 여타 시기와 연결되지 못한 채 영원한 현재 속에서 유예되어 있었다. 그가 아무리 그것들에 대해 혼자 의문을 제기한들 대답이 돌아올 리 없었다. 기억의 파편들은 영원히 불가사의로 남을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는 그것들의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어떤 날짜, 특정 장소, 철자가 가물가물한 이름 등 지표가 될 만한 것이나마 찾아내려 애썼다. p91 긴.. 2020. 12. 23. 풍성한 책방 : 처절한 정원 미셸 깽 110 문학세계사 1999년 ‘모리스 파퐁의 재판’이 있었고 세계제 2차 대전의 한 페이지가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진실은 숨길질 수 없다는 진리가 확인되는 날이었다. 형량도 중요한지만 잊지 않고 재판을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부러운 일이었다. 들어가기 제1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였으며 광부였던 할아버지와 레지스탕스 요원이었으며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두 분은 나에게 공포에 대한 기억의 문을 활짝 열어주셨습니다. 또한 두 분은 역사의 흑백논리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나에게 독일어를 배우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베르나르비키에게도 이 책을 바치고자 합니다. p98 아버지! 제가 당신의 여행가방을 가지고 있어요. 지금 당신의 여행가방은 릴르를 거쳐 브뤼셀에서 보르도르가는 테제베 기.. 2020. 12. 17. 풍성한 책방 : '싸코지만 괜찮아' 배경 동화 악몽을 먹고 자란 소년 조용 글/ 잠산 그림 위즈덤하우스 ‘싸이코지만 괜찮아’의 배경이 된 그림책 상처를 이겨내는 자만이 행복해질 수 있다. 피할 수 있는 일과 이겨내야 하는 일은 언제나 공존한다. 피할 수 있는 지혜도 살면서는 필요하다. 이겨내지 못해도 버텼다면 박수받아 마땅하다. 좀비아이 조용 글/ 잠산 그림 위즈덤하우스 ‘싸이코지만 괜찮아’의 배경이 된 그림책 아이가 원한 것은? 누구나 원하는 것은 있다. 쉽게 속단하고 결정해버리는 어리석음을 생각을 하게 한다. 2020. 12. 17. 풍성한 책방 : 깊이에의 강요 누군가를 평가하는 어리석음, 이 순간 날 사로잡는 것은 무엇일까. 파드리크 쥐스킨트 100 열린책들 p15 깊이에의 강요 한때 그렇게 그림을 잘 그렸던 젊은 여인은 순식간에 영락했다. 그녀는 외출도 하지 않고 방문도 받지 않았다. 운동 부족으로 몸은 비대해졌으며, 알코올과 약물 복용 때문에 유달리 빠르게 늙어 갔다. 집 안 여기저기 곰팡이가 슬기 시작했고, 그녀에게는 시큼한 냄새가 났다. p23 승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리를 뜬 8월의 어느 날 초저녁, 룩상부르 공원의 서북쪽 구석에 위치한 정자에서 두 남자가 체스판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열 명은 족히 넘는 구경꾼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관심 있게 체스 게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녁 식사 전 입맛을 돋우기 위해 술 한잔 마실 시간이 가까워졌는데도.. 2020. 12. 15. 풍성한 책방 :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자전거를 나는 못 탄다. 이 말을 할 수 없는 자전거 수리공의 이야기. 사실이 갖는 모습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장 자끄 상뻬 92 열린책들 p36 남들이 스스로가 색맹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듯이 따뷔랭도 자기가 두 개의 바퀴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p42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털어놓는 데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는 것,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비밀 이야기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p88 그는 여전히 기분이 언짢았다. 날씨는 계속해서 습했고, 그의 다리는 그런 날씨의 여파를 고스란히 느꼈다. 사진사에게 곧바로 사실을 털어놓았더라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러나 금세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2020. 12. 15. 풍성한 책방 : 보이는 어두움 (우울증에 대한 회고) 우울증은 장애 등급을 받기도 어렵다. 마음에 감기라고 말하기에는 치료되는 과정이 긴 감기다. 혹시 내가 아닐까 고민하는 마음의 병 윌리엄 스타이런 109 문학동네 p11 우울증은 기분의 혼란 상태인데, 불가사의한 고통을 안겨주고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지성도 도저히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애매한 증상이다. 그러다 보니 극단적인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우울증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남게 된다. 일상적인 혼란쯤으로 여기는 가벼운 침울함이나 ‘기분 저하(the blues)’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것이므로, 사람들은 그것이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p45 이 병으로 인해 기분이 침체되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다른 무엇보다도 ‘디프레션(depr.. 2020. 12. 9.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49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