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소설107

풍성한 책방 : 두개의 여름 두 개의 여름 유년기의 추억에서 출발한 여름은 생을 마무리하는 여름으로 연결된다. 여름이 갖는 상징성에서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다. 마지막 장을 읽고 숨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한 책이다 사노요코, 다니카와 슌타로 글 137 창비 회색 페이지는 다니카와 슌타로 흰색 페이지는 사노요코가 썼다는 친절한 설명이 있다. 뒤표지 날개 “여름은 어쩌면 생에 단 한 번뿐인지도 모른다 여름이 올 때마다 간절히 바라지만 지나고 보면 어느 여름이나 생애 단 한 번인 여름은 아니었다” Ⅰ. 못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자연에 손을 대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일까. 그렇다면 그 본능은 진화의 어느 시기부터 형성되었을까. 강물은 통증이 느껴지도록 차갑다. Ⅱ. 안심하고 이곳에 있다 살고 싶지 않다는 기분이 나를 불쾌하게 만든 건 사.. 2020. 12. 1.
풍성한 책방 : 라플라스의 마녀 내가 아는 마녀는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소리치고 있다. 이 책에서의 마녀는 사건을 막으려 사건의 시간을 읽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521 현대문학 p26 문이 열리고 한 여자애가 들어왔다. 십 대 후반으로 보였다. 긴 머리에 키는 그리 크지 않았다. 체크무늬 셔츠를 입었고 미니 청치마 밑으로 쭉 뻗은 다리가 가늘었다. 약간 치켜 올라간 듯한 눈이 아주 커서 고양이를 연상시켰다. p130 잠시 생각하다가 아오에는 고개를 저었다. 이건 당연히 우연일 뿐이다. 내 입장에서는 딴 세상 일이지만, 영화 업계도 분명 상상 이상으로 넓은 곳이다. 그쪽에 관련된 사람 두 명이 비슷한 사고로 사망했다고 해도 그게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닐 터였다. 택시는 온천가로 들어섰다. 길을 따라 여관이 줄지어 서 있었다. 평일이라 .. 2020. 11. 18.
풍성한 책방 : 불량가족 레시피 현재 가족의 모습이 바뀔 수 없면, 내가 만들 수 있는 가족의 모습을 만드는데 어떤 노력을 해야할 까. 함께 읽으면 좋을 책 ‘이상한 정상가족’ 손현주 199 문학동네 p20 져녁 여덟시는 할매의 휴식 시간이다. 할매가 약장사 공연만큼이나 좋아는 텔레비전 시청이 시작되기 때문에 늦게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밥이 없다. 할매의 관심 분야는 뉴스부터 홈드라마까지 다양하다. 뉴스를 볼 때면 할매의 정치적 성향을 정확히 알 수 있다. 촛불 시위나 용산 참사, 농민 시위와 같은 사건 보도에서는 꼭 거드는 한마디가 있다. “나라를 어지럽히는 빌어 처묵을 새끼들은 모두 불살라 직이야 한다.” p42 오랜만에 ‘날으는 바늘’에 갔다. ‘날바’는 코스튬플레이 전용 카페로, 스튜디오가 따로 있어 사진을 찍기에도 편하다. 2층.. 2020. 11. 16.
풍성한 책방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살면서 기적을 바랄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기적은 내가 살아온 과거나 미래에 대해 책임이 따를 때 주어집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455 현대문학 p16 상품 진열대를 비추면서 가게 안을 한 바퀴를 살펴보았다. 비닐시트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통 모양으로 말린 창호지가 눈에 띄었다. 그걸 펼치면 그럭저럭 잠자리로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손을 내밀려던 때였다. 등 위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흠칫해서 돌아보았다. 뭔가 하얀 것이 셔터 바로 앞의 종이 상자 속으로 툭 떨어지는 게 보였다. 손전등으로 종이상자안을 비춰보았다. 아무래도 편지 같았다. 한순간 온몸의 피가 수런거렸다. 누군가 방금 셔터의 우편함에 넣고 간 것이다. 이 시간에 이런 폐가에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 2020. 11. 13.
풍성한 책방 : 새벽의 약속 당신의 중심에는 누가 있습니까? 이런 질문을 하고 싶은 책 로맹 가리 420 문학과 지성 p9 끝났다. 빅서 해안은 텅 비어 있고, 나는 넘어진 바로 그 자리에 누운 채로이다. 바다 안개가 사물들을 부드럽게 만들고 있다. 수평선에는 돛대 하나 보이지 않고, 내 앞 바위 위엔 수천 마리 새들이 있다. 다른 바위엔 물개 일가가 있다. 아비 물개는 지치지도 않고 파도 위로 솟아오른다. 고기를 입에 물고, 번들거리며, 헌신적으로, 이따금 제비갈매기들이 너무도 가까이 내려앉아 나는 숨을 죽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내 오랜 욕망이 깨어 일어나 내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p90 우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여러 번이 죽음의 놀이를 하였다. 마당에서 어떤 말다툼이 일어나 우리를 대립시키기만 하면, 혹은 아무런 .. 2020. 11. 9.
풍성한 책방 : 딸에 대하여 세 연령의 세여인의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 김혜진 민음사 p37 딸애는 내 삶 속에서 생겨났다. 내 삶 속에서 태어나서 한동안은 조건 없는 호의와 보살핌 속에서 자라난 존재, 그러나 이제는 나와 아무 상관 없다는 듯 굴고 있다. 저 혼자 태어나서 저 스스로 어른이 된 것처럼 행동한다. 모든 걸 저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고 언젠가부터 내게는 통보만 한다. 심지어 통보하지 않는 것도 많다. 딸애가 말하지 않지만 내가 아는 것들, 내가 모른 척하는 것들이 딸애와 나 사이로 고요히, 시퍼렇게 흐르는 것을 난 매일 본다. p83 가족계획의 구호처럼, 아들이 없는 어머니는 내심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을 기대한다. 그 딸이 공부를 잘한다면 더욱 그렇다. 아들이 부럽지 않을 만큼 사회적으로 성공한 딸, 그래서 여성으.. 2020. 11. 7.
풍성한 책방 : 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349 랜덤하우스 p7 작은 고의(故意)에 관한 이야기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의 앞쪽에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다쓰야는 이럴 때마다 어김없이 자전거에서 내려 차를 먼저 보냈다. 그 정도로 조심성 있는 남자였다. 그런 다쓰야가 옥상에서 떨어졌다고? 그런 말을 믿을 수 있을 리 없다. 그대로 자전거를 탄채로 자동차를 지나치려했다. 그때 헤드라이트가 눈앞에서 위쪽을 비췄다. 빌어먹을 운전자가 하이빔(원거리용 상용 헤드라이트)을 켠 것이다. 더군다나 그 타이밍이 너무 나빴다. 갑작스러운 불빛에 놀라 순간적으로 평형감각을 잃고 넘어질 뻔했다. 브레이크를 잡고 다리로 버텨서 간신히 차는 피했지만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p59 어둠 속의 두 사람 하기와라 신지의 남동생이 살해된 후로 열흘이 지났다... 2020. 11. 6.
풍성한 책방 : 크놀프 현실에 존재하는 크놀프는 꿈일 것인다 헤르만 헤세 148 민음사 p7 초봄 「저 친구는 정말 좋겠어」 무두장이는 약간의 질투심을 느끼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는 자신의 지하 작업장으로 가면서 그저 구경하는 것 외에는 삶에 대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이 독특한 친구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그의 그런 태도를 거만한 것이라 해야 할지 겸손하다고 해야 할지는 알 수 없었다. 일을 하고 발전을 이루어가는 사람은 당연히 여러가지면에서 더 나은 삶을 살기는 하지만, 결코 그토록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손을 가질 수 없었고 그토록 가볍고 날렵하게 걸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니, 크눌프가 옳았다. 그는 자신의 천성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었고 다른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따라 하기는 어려웠다. p63 크눌.. 2020. 11. 6.
풍성한 책방 :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추천해도 욕먹을 일 없는 책 은희경 227 창비 p 21 의심을 찬양함 당신이 나에대해 잘못 판단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누락 된 정보를 살려내서 나라는 존재를 재구성하고 판단해보려고 애썼지만, 당신은 무엇보다 나 같은 사람의 머릿속을 이해하지 못해요. 당신이 파악하고 있는 규칙대로 따르지 않는 종류의 인간이랄까요. 나는 주소에다 이름까지 같다는 걸 쉽사리 수긍할 만큼 성급한 사람은 아닙니다.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는 눈썰미도 있어요. p 59 고독의 발견 이 세상에 나는 여러 개로 흩어져 각기 다른 시간과 공간에 살고 있어요. 그것들은 서로 몹시 달라요. 화를 잘 내는 나도 있고 수줍은 나도 있고 말 잘하는 나도, 어리석은 나도, 그리고 아름다운 나도 혐오스러운 나도 다 있어요. 그것들은 흩어져 존재.. 2020. 10. 31.
풍성한 책방 : 오리엔트 특급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341 황금가지 p59 푸아로는 블라인들를 올리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잔뜩 쌓인 눈이 기차를 둘러싸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9시가 지난 시간이었다. 10시 45분에 푸아로는 언제나처럼 깔끔하고 세련되게 차려입고 식당차로 갔다. 식당차에서는 걱정스런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 승객들 사이에 서먹서먹함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공통된 불행이 모든 승객을 하나로 묶어 놓고 있었다. p63 아침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푸아로를 포함한 몇 사람은 식당차에 남아 있었다. “실례합니다, 선생님.” “무슨?” “부크 씨의 전갈입니다. 잠깐 와 주셨으면 하십니다.” 푸아로는 일어서서 스웨덴 여자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차장을 따라 식당차를 나섰다. 푸아로는 안내인을 따라 자신의 침실을 지나 다음 객차까.. 2020. 10. 31.
728x90
반응형